
코스피 지수 5000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은행권 딜링룸 노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증시와 외환시장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되는 은행 딜링룸 사진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코스피 5000 달성이란 역사적 이벤트에 자사의 딜링룸 사진을 대중들에게 노출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 5000' 이미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테니 그 바로 아래 찍힌 은행 로고는 얼마나 홍보 효과가 크겠나"라고 했다.
당초 은행 딜링룸 이미지는 하나은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하나은행이 합병한 외환은행이 외환 거래를 주로 담당했던 데다 2년 전 서울 을지로 본점 4~5층에 634평 규모, 126석을 갖춘 국내 최대 딜링룸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하기도 했다. 증시나 환율이 주목받는 날이면 기자들이 하나은행 딜링룸에 가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점차 점유율이 분산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최근 본점 10층에 있는 딜링룸에 사진과 영상 촬영기자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하나은행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코스피 5000 달성 시점엔 로비 전광판에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송출하는 등 자축하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약 20억원을 투입해 본점 딜링룸을 단장한 데 이어, 최근엔 기존에 브랜드 영상과 홍보 메시지를 띄우던 로비 전광판을 금융시장 미디어월로 바꿔 시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약 48m 길이로 조성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엔 코스피·코스닥 지수부터 주요 환율,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정보, 비트코인 시세 등이 차례로 노출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말 공사를 거쳐 서울 본점 1층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했다. 본점 2층에 딜링룸을 두고 있는데 주목도를 높이고 사진기자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수억원을 들여 1층 로비에 전광판을 마련한 것이다. 오는 설 명절 전까진 1층 로비 전광판에 가상화폐, 금, 은 시세가 같이 노출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28일부터 딜링룸 사진을 언론에 배포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촬영기자를 끌어들이는 걸 넘어 아예 사진을 찍어 배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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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관계자는 "작년 10월 말에 코스피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브랜드 홍보에 용이한 딜링룸 이미지와 관련해 조치를 취하자는 차원이었다"며 "하나은행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동선상의 이유 등으로 딜링룸 방문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아예 종가를 찍어 보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에 80억여원을 들여 딜링룸의 각종 장비와 통신, 환율 시스템 등을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다만 딜링룸이 언론사가 몰려 있는 광화문 일대와 다소 거리가 있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 위치하다 보니 딜링룸 이미지를 언론 배포에 뛰어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가 오른다는 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자금이 몰린단 건데, 딜링룸 이미지는 이런 긍정적 이미지에 자사의 홍보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대내외적으로 증시와 외환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때 브랜드 노출 빈도를 높여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