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멋대로' 중간검사 발표 못한다..검사·제재 쇄신안 마련

단독 금감원, '멋대로' 중간검사 발표 못한다..검사·제재 쇄신안 마련

권화순 기자
2026.02.01 06:05
금감원 중간검사 발표 사례/그래픽=김지영
금감원 중간검사 발표 사례/그래픽=김지영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시절부터 '적법성' 논란이 일었던 금융감독원의 중간검사 발표에 제동이 걸린다. 금감원은 공공기관 지정 유보를 조건으로 검사 및 제재에 대한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감원의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지적에 따라 중간검사 발표의 적법성을 검토하는 한편 외부 공개를 할 경우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조만간 금감원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재 사전통지 기간 늘려 금융회사 방어권 보장, 180일 검사 기간도 단축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공운위는 지난 29일 금감원에 대해 공공기관 지정 조건부 유보를 결정하면서 금감원의 감독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검사결과 통지 절차 마련, 기타 검사·제재절차·면책 등 금융감독 쇄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검사결과 통지 절차 마련'과 관련해 그동안 적법성 논란이 일었던 금감원 중간검사 발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 설치법과 금융기관 검사 및 제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은 검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검사 내용에 대해 '비밀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제재 절차 완료 전까지는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원장 시절 금감원은 검사를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중간검사 발표를 해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4년 총선 기간에 양문석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에 대해 검사 내용을 알렸다. 2025년엔 우리금융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검사 결과를 공개했고 같은해 4월 IBK기업은행의 전현직 직원의 부당대출 건에 대해서도 검사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882억원의 부당대출 사실과 조직적 은폐 정황을 브리핑했다.

최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5개 은행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도 2024년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해 은행들은 자율배상 압박으로 받아들였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나 관행적으로 이뤄진 위규·위법 사항에 대해 1~2년 후 검사완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공개하는 것이 공익차원에서 맞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부 검사건에 대해 정치적인 행보로도 해석됐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중간검사 발표가 비밀유지 조항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 지난해 중간검사 사례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중간검사 발표의 적법성을 검토하는 한편 필요시 공개하더라도 사전에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공운위가 주무부처의 통제권을 강조한 만큼 중간검사 발표 전 금융당국간 사전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중간검사 발표는 제동이 걸린다.

금감원은 또 피감기관인 금융회사 방어권 보호를 위해 검사 결과에 대한 사전 통지 기간을 현행 '최소 일주일 전' 보다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기검사 180일, 수시검사 162일 걸리는 표준검사처리 기간도 단축하는 방안이 논의 된다. 검사처리 기간은 현장검사 복귀후 제재심 전까지를 말하는데 유권해석이나 검사 이외의 외부요인으로 지연되면 표준처리 기간에 넣지 않는다. 이로 인해 실제 검사처리 기간은 1~2년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2024년 기준 금감원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공시)/그래픽=김지영
2024년 기준 금감원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공시)/그래픽=김지영

원장 업추비 상세 공개, 수시 조직개편·예산에 금융위 통제 강화

국회에서도 여러차례 지적된 금감원장의 업무추진비는 상세 내역까지 공개된다. 현재는 월별로 정책추진관련 간담회 및 자문과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의, 경조사 등 3가지 항목으로 나눠 금액과 건수만 공개된다. 향후 공공기관 수준에 맞춰 건별로 상세 금액이 공개된다.

금감원에 대한 금융위의 통제권은 강화된다. 정기적인 정원 조정과 조직개편 뿐 아니라 금감원이 연중 수시로 하는 조직 개편, 예산 집행 등에 대해서도 금융위와 사전 협의 해야 한다. 최근 자본시장와 불법사금융에 대한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권한 확대 등이 논의 중인데 이 과정에서 금감원 조직개편이나 증원, 추가 예산 등에 대해 금융위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운위 지적에 따라 공공기관 수준에서 미달하는 항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당국간 협의를 거쳐 쇄신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경영평가 항목 배점에 공운위 지적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내년에 유보조건 이행 여부에 대해 공운위가 점검하고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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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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