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냐 월세냐'에 달라지는 RTI…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전세냐 월세냐'에 달라지는 RTI…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김미루 기자
2026.03.01 07:00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스1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스1

같은 아파트라도 전세냐 월세냐에 따라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 값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다주택 임대사업자 대출 관리 수단으로 RTI 활용을 검토하는 가운데 임대소득 산정 방식 자체가 정책 변수로 부상하면서 은행권도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모범규준 개정안'을 예고했다. 부동산임대업 여신심사 모범규준에 RTI 산출·관리 내부통제 강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은행이 검사부 등 독립된 조직을 두고 신규 취급 여신의 RTI 산출 및 입력 적정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본점 차원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전산관리 체계 고도화도 의무화된다. 점검 결과는 경영진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RTI를 산출 과정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지표로 보고 은행권이 내부통제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세는 임대료가 그대로 반영되는 반면 전세와 공실 물건은 환산이나 추정 방식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같은 물건인데도 RTI 값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아파트인데도 전세 임대소득이 월세보다 낮게 산정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전세 보증금 6억2000만원은 간주임대료 환산 시 1798만원 수준이지만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80만원 구조에서는 연간 임대소득이 약 3650만원으로 2배 수준이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역시 전세 5억3000만원은 간주임대료로 환산할 때 1537만원인 반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조건에서는 연간 임대소득이 1829만원으로 더 높게 나온다.

전세 vs 월세 임대소득 산출 비교표. /그래픽=김현정 기자
전세 vs 월세 임대소득 산출 비교표. /그래픽=김현정 기자
변수 많은 RTI…과거 금융당국도 "서민층 주거불안" 지적

공실 물건 역시 변수로 꼽힌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임대물건이 공실이거나 건축 중인 경우 임대차계약서 대신 시세자료나 감정평가, 중개업소 조사를 기반으로 추정임대료를 사용한다. 인정 범위는 추정 금액의 70% 이내로 제한되지만 실제 임대료가 없는 상황에서도 임대소득이 반영될 수 있어 산정 방식에 따라 RTI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실 여부나 시세 추정 방식에 따라 RTI 산출값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추정임대료를 산출할 때 감평법인이 관여하는 만큼 쉽게 임대료를 부풀릴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RTI의 문제점을 과거 제도 개선 과정에서 언급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 RTI제도 운영개선 방안 보고서를 내고 추정 임대소득을 활용할 때 전결권 상향 조정 등 요건을 강화했다.

또 RTI 기준이 과도하게 강화되면 임대사업자가 임대소득을 늘리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서민층 주거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며 예상되는 정책적 부작용도 내놓았다.

금융당국은 아직 다주택 임대사업자의 대출 만기 연장 시 RTI 적용 여부와 구체적인 규제 방식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24일 은행과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제한을 위한 세번째 대책 회의를 가졌다. 만기 시 일시 상환, RTI 심사 외에도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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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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