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확대·지배구조 개선 요구
정 대표 "보험업 본질과 거리"… 직접 주주서한 발송, 정면대응

"주주여러분, 보험업은 계약자 보호라는 공적책임과 장기 리스크 관리, 그리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산업입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사진)는 최근 주주들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서한을 보냈다. 올해 첫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의 전방위 공세가 거세지자 정 대표가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DB손보 지분 약 1.9%를 확보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을 문제 삼으며 연일 목소리를 키웠다. 반면 정 대표는 이같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는 지나칠 뿐 아니라 보험업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DB손보의 계획을 50%까지 높이라고 요구한다. DB손보의 안정적인 수익에 비해 주주환원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DB손보는 보험업의 특성상 주주환원에 매몰된 경영은 결국 단기수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보험업의 특성과 거리가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DB손보는 국내 보험업계 사상 최대인 2조3000억원에 미국 보험사 포테그라 인수를 눈앞에 둬 당장 배당규모를 크게 확대하긴 어렵다.
DB손보는 또 이번 주총안건으로 올라온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후보자 2명에 대해서도 반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최흥범 전 삼정KPMG 파트너 후보자를 추천했고 DB손보는 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부사장(CFO)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SK증권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보험업계도 이번 DB손보의 주총결과를 예의주시한다. 앞으로 상법개정 등으로 소액주주의 권한이 커질 전망이어서 행동주의펀드가 보험사 경영에 직접 관여해 장기 비즈니스 특성과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선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킥스(K-ICS·지급여력)비율이나 미래이익인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손해율 같은 지표가 당기순익보다 더 중요한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확대는 오히려 이같은 건전성 지표를 해치는 요인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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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관계자는 "보험업과 같은 장기 비즈니스는 지속가능 경영이 핵심인데 주주이익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배당에만 관심을 두고 단기성과만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이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면 보험사 경영에 구조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