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처럼 회비 분담률에 따른 차등 의결권 추진
70% 차지하는 신기사 반발… 2000만원 회비, 절반으로

여신금융협회가 회원사 총회 의결권을 차등적으로 부여하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지금의 '1사1표'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회원사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기술금융사가 반발하자 협회는 연 2000만원인 정액연회비를 절반으로 깎는 방안을 당근책으로 제시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총회 의결 방법을 개정한다. 현재 협회의 총회 의결권은 회원사당 각 1개 보유한다. 회사 규모와 협회에 납부하는 회비에 상관없이 '1사1표' 방식을 채택했기에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금융투자협회가 1사1표 균등 배분과 연간 회비 분담률에 따른 의결권 차등을 섞어서 시행하고 있다. 여신협회도 이같은 방식을 따를 계획이다.
여신협회 회원사 구성에선 신기술금융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기사는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 등에 투자나 융자, 조합 설립 등을 할 수 있는 벤처금융사다. 총 123개 신기사가 협회 회원으로 등록됐다.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가 협회에 회비를 많이 내지만 정작 총회에선 업권을 대표해 8표 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반면 신기사들 개별 회비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숫자를 앞세워 총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신협회가 처음 정관을 만들 때만 해도 신기사가 이렇게 많이 늘어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기사는 2015년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으로 설립 자본금 기준이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아지면서 그 수가 급격히 늘었다.
정관 변경도 총회 의결 사항이기 때문에 차등 의결권을 시행하기 위해선 신기사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현재 일부 목소리가 큰 신기사가 정관 개정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협회는 소규모 신기사가 납부하는 '정액연회비'를 깎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액연회비는 1년에 회비 2000만원만 내면 되는 제도인데 이를 절반인 1000만원으로 내릴 계획이다. 정액연회비가 절반으로 줄면 예산상 손해가 불가피한데 그간 쌓아온 협회의 유보금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입장에서도 나름 통 큰 결정을 내린 셈이다.
협회는 또 신기사를 위해 이사회 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협회 이사회는 감사를 포함해 15자리로 구성됐다. 신기사는 높은 회원사 비중에도 이사회 내 자기 업권을 대표하는 자리가 없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다만 어떤 회원사가 신기사 이사회 자리에 올라야 하는지를 두고선 협회와 업권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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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회비를 10억원 내는 회사와 2000만원만 내는 곳이 똑같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의결권에 차등을 두면 카드·캐피탈·신기사, 세 업권이 협회에서 적절하게 힘의 균형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