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로 영화제작자들 사이에서 투자처를 찾을 때 IBK기업은행은 절대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는 '왕과 사는 남자'에도 10억원을 투자해 7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대작만 투자하는 '체리 피커'가 아닌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투자하는 기업은행의 투자 사업이 금융권과 문화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왕과 사는 남자'에 10억원을 투자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이달 초 기준으로 70%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왕과 사는 남자가 전날 기준 1384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흥행 영화 6위에 올라서면서 기업은행의 투자 수익률은 더 올라갈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2012년부터 국책은행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문화콘텐츠금융팀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지난 2월말 기준 누적 투자규모는 3935억원이며, 대출 지원 9조 8942억원을 포함한 투·융자 실적은 10조 2877억원에 달한다.
특히 K컬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기업은행은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고 있다. 투자액은 2023년 312억원, 2024년 408억원, 지난해 549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으며 3년 합산 규모는 1200억원을 웃돈다. 올해 역시 5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 16편 중 명량,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부산행, 신과함께1·2, 극한직업, 기생충, 범죄도시2, 파묘, 왕과사는남자 등 12편이 기업은행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영화들이다.
수익률의 경우에는 2020년 이후만 보더라도 '파묘'에 10억원을 투자해 12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범죄도시2'에 14억2000만원을 지원해 253%의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기업은행은 이같은 투자가 투자이익을 내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문화 융성을 위한 지원의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8편에 불과하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투자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
영화계의 불문율도 투자의 고려 대상이다. 대작으로 기대되는 영화의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떨어지는 영화에도 투자사로 참여해 '평판'을 다져놔야 한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투자 총 수익률은 '마이너스(-)'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사와 배급사 등의 전문인력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뒤 투자대상에 대해서는 적격성 등을 검토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후 내부 투자실무협의회와 내부 준법 부문의 심사를 거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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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관계자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