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카드사, 상반기 약 9조 공급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쳐
중금리 대출 공급 중심, 저축은행서 카드사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과 카드사 중금리 대출 규모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금융시장을 '가운데만 뚫린 도넛'에 비유하며 중금리 대출의 확대를 주문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카드사는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늘렸지만 저축은행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 규모는 약 9조787억원이다. 전년 동기(약 8조9897억원) 대비 890억원,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금리는 금융당국이 지정한 금리 상한 내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이다.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 저축은행은 연 15.27%, 카드사는 연 12.26%가 기준이다.
8개 카드사는 상반기 약 4조9457억원의 중금리 대출을 취급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조4542억원 늘었다. 증가율로는 41.6%다. 대출 취급 건수도 같은 기간 35만6169건에서 51만1211건으로 43.5% 증가했다.
카드업계 중금리 대출의 최대 공급자는 삼성카드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약 9108억원이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1조4389억원으로 5281억원, 58.0% 증가했다. 8개 카드사 증가액의 36.3%를 삼성카드 한 곳에서 담당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 맞춰 중금리 대출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월 국내 금융시장 신용대출을 두고 '중간층'이 비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독려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의 중금리 대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약 4조1329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5조4981억원) 대비 1조3652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2분기 들어서야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2분기 자체 중금리 대출 실적이 약 2조4094억원인데 직전인 1분기(약 1조7235억원) 대비 6859억원 늘었다.
올해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확대 효과를 저축은행이 거의 상쇄시켰다. 1년 전에는 중금리 대출 공급 주체가 저축은행이었으나 현재는 카드사 중심으로 넘어갔다.
두 업권의 중금리 대출 실적 차이는 영업 환경에서 비롯됐다. 카드사는 신용대출 한도 규제로 카드론을 늘리기 여의찮았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중금리 대출로 눈길을 돌렸다. 카드 고객은 상대적으로 우량하기에 건전성에 미치는 부담도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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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저축은행은 최근까지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연체율로 어려움을 겪었다. 저축은행 이용 고객은 다중채무·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중금리 대출을 확대했을 때 가해지는 건전성 압박이 더 심하다. 이에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보단 SGI서울보증이 손실 위험 일부를 부담하는 보증부 정책 상품인 '사잇돌2'를 더 늘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과 서민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중금리 취급을 늘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최근 출시한 생활안정대출이 중금리 실적으로 인정되기에 하반기에는 취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