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약기금 3600억 신규 출연, 서금원 출연금 확대…포용금융도 공급
-향후 서민금융안정기금, 보이스피싱 무과실 책임배상제 '추가 부담'

은행권은 교육세 인상뿐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른 각종 출연과 금융지원 부담까지 짊어지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2조원대 상생금융을 추진한 데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배드뱅크 출연, 서민금융 출연금 인상, 포용금융 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정책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출범한 새도약기금에 지난 1월까지 3600억원을 출연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소각하는 배드뱅크다. 은행권 출연금 3600억원은 전체 민간기여금 4400억원의 80%를 웃도는 규모다.
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 상품 등을 제공하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도 늘었다. 지난 4월 시행된 서민금융법 시행령 개정으로 은행권 공통출연요율은 가계대출 잔액의 0.06%에서 0.1%로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간 출연금은 기존보다 1345억원 늘어난 3818억원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전체 출연금 6321억원의 60% 수준이다.
출연요율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요율이 0.2%로 올라가면 은행권 출연금은 최소 6728억원, 0.3%를 적용하면 최대 1조9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출연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이 그 비용을 대출금리에 전가하기도 어려워졌다. 지난 7월 1일부터 개정 은행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은행은 신보·기보·지역신보 출연금은 물론 서금원 출연금과 교육세 등 법정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예고된 추가 부담도 산적한 상황이다. 우선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0.1%의 출연요율을 규정한 출연 의무는 오는 10월 8일 종료될 예정이다. 기금이 만들어지면 정책서민금융에 필요한 재원을 금융권이 지속적으로 분담하는 구조가 된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도 추가 부담 요인이다. 금융회사의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범위에서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에는 피해 보상 한도를 최대 5000만원 범위에서 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직접적인 출연금 외에 포용금융 부담도 커지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총 70조7672억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5대 금융은 올해 상반기에만 11조2912억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했고, 아울러 연체채권 2조2653억원에 대해서는 자체 채무조정을 진행했다. 포용금융 가운데는 실제 출연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농협금융은 1000억원을 출연해 올해 중에 NH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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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는 지난 정부의 '상생금융' 이상으로 이번 정부에서의 '포용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윤석열 정부에서 은행권은 상생금융을 명분으로 2조1000억원대 자금을 공급했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환급에 사용됐고, 2214억원은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에 쓰였다. 저금리 대출과 각종 사회봉사 재원 등을 제외한 이자 환급과 출연 등 직접적인 재원 부담만 합쳐도 1조7000억원을 넘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상생금융이 일회성 지원이었다면 지금은 서민금융 출연과 포용금융 확대 등 지속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라며 "은행의 수익성과 자본여력에 부담이 커진다면 주주나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로 부담이 전가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