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부양책에 뒤통수 맞은 벤처업계

[기자수첩]부동산 부양책에 뒤통수 맞은 벤처업계

전병윤 기자
2014.11.07 06:00

"부동산 부양책의 불똥이 벤처업계로 튄 거죠."

한 벤처기업 대표는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의 지방세특례제한법(지특법) 개정안에 대해 "뒷통수를 맞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이번 벤처기업의 세제 지원 축소는 부동산 취득세 감면과 연결돼있다. 안전행정부는 10여년간 유지하던 벤처기업의 취득세 등 감면혜택을 내년부터 대폭 줄이기로 한 이유 중 하나로 부동산 취득세로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을 들었다.

지난해말 부동산 취득세율은 6억원 이하가 2%에서 1%, 9억원 초과는 4%에서 3%로 영구 인하됐다. 이로 인한 지자체의 세수 감소분은 매년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당초 안행부는 부동산 취득세 인하에 강하게 반대했다. 취득세를 내리면 주택 거래량을 일시적으로 늘릴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거래 증대 효과가 거의 없고 지방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안행부의 주장은 기획재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한 끈질긴 '주택시장 정상화' 논리에 굴복했고 다른 취득세 지원을 줄이는 쪽으로 화살을 돌린 것이다. 결국 벤처기업이 맞은 '세금폭탄'은 부동산 부양책에서 발사된 셈이다.

벤처 창업 후 3~5년 사이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아디이어와 기술력 하나만 믿고 도전한 벤처기업이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이 부지기수여서다. 그래서 그동안 창업 5년간 각종 영업용 자산 등을 취득할 때 세금을 전액 면제하고 재산세를 감면한 건 벤처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었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 육성을 국정과제로 삼고 각종 벤처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정작 초기 벤처기업에겐 생명줄과 같은 세제지원을 줄이는 '악수'를 뒀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이번 개정안은 조만간 국회에 상정된다. 앞으로 입법기관인 국회가 정부 개정안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따라 '미생'인 벤처기업의 생사가 엇갈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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