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새로운 중소기업 홈쇼핑을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최근 만난 중기단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 설립 예정인 중소기업 공영 TV홈쇼핑(제7홈쇼핑)과 관련해 불만을 쏟아냈다. 이달 말 정부의 홈쇼핑 승인신청 공고를 앞두고 지난 정권에 이어 주주 구성을 놓고 신경전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물론 산하 공공기관, 협·단체, 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7일 정부의 공청회에서 시작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자리에서 제7홈쇼핑 신설 방안에 대해 1개 컨소시엄 형태의 비영리법인(재단법인) 또는 공공기관만 참여하는 영리법인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법인성격을 비영리법인과 영리법인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공공기관과 공익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 각종 협·단체, 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주무부처인 미래부와 관련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부처가 제7홈쇼핑 주주로 참여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각각 미래부와 산업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부터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제7홈쇼핑 주주 구성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기 단체 관계자는 "해당 부처와 공공기관, 단체 내부에서 주도권을 잡고 몇 %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며 "일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계에서도 지분 참여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2011년 전 정권의 중소기업 TV홈쇼핑인 홈앤쇼핑 설립 당시에도 이러한 행태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32.93%)와 각 15%씩 지분을 보유한 농협경제지주, 중기유통센터, IBK기업은행 등이 주주 구성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결국 지분을 나눠 갖기로 결론이 났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이번 만큼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제7홈쇼핑의 정부 관리 감독 강화 등 강력한 공익성 담보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기업 판로 확대라는 설립 취지보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곳들이 제7홈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다가 다음 정권에선 중소기업 제8홈쇼핑 설립이 추진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