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면중단]2013년 피해액 37%만 지원, 상환부담만 확대…"현 대책도 유사, 실질적 보상해야"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정부의 입주기업 피해 보상 대책이 대출금 지원이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 대책의 골자가 2013년 개성공단 중단 이후 내놓았던 대출 중심의 지원 방안과 대동소이한 데다 당시 실제 지원된 금액마저 피해액의 40%를 밑도는 등 실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4일 통일부 등 정부에 따르면 2013년 개성공단이 5개월 넘게 중단된 후 정부가 입주기업에 집행한 지원금은 2938억원에 그쳤다. 당초 정부가 7000억원에서 1조원을 웃도는 금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큰 차이가 나는 액수다.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원청업체 납품채무와 재고자산, 투자액 등 총 1조359억원의 피해금액을 통일부에 신고했다. 이중 통일부가 서류 증빙 등 실사를 거쳐 인정한 피해액은 7860억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로 지원했던 금액은 크게 못 미친다.
당시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 내 남북경협보험에 가입한 59개를 대상으로 176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또 남북협력기금의 개성공단 지원자금 융자대출(555억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전자금(377억원) 등을 포함해 1177억원을 지원했다. 경협보험금과 대출을 합치면 총 지원금은 2938억원이다. 업체가 신고했던 피해액 중 서류증빙을 통해 확인한 금액(7860억원)의 37%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마저도 갚아야 하는 채무란 점에서 피해 보상 대책으로 미흡했다는 게 입주기업의 불만이다. 실제 경협보험은 약관 상 개성공단이 재가동할 경우 받았던 보험금을 반납하도록 돼 있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환급해야 한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경협보험은 업체당 손실액의 90% 범위에서 최대 70억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장기간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경영난을 겪은 일부 기업은 되돌려주지 못해 고리의 연체이자를 물고 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보험금을 지급받은 게 아니라 5개월 간 무이자 대출을 받은 격"이라며 "공단이 재가동되더라도 거래처가 끊기고 신뢰도가 떨어져 납품물량이 줄어든 경영상 타격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남북협력기금 담당자는 "경영 외적인 사유로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을 때를 대비해 지급하는 보험이므로 정상 가동하면 보험금을 환급하는 게 맞다"며 "아직 일부 업체는 자금난으로 보험금을 되돌려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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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개성공단 폐쇄로 조속히 경협보험 지급 절차에 착수키로 했으나 보험에 가입한 입주기업은 전체 124개 중 76개사에 그친다. 48개 업체는 그마저도 보험금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긴급경영안전자금 등도 대출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피해 보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2013년 긴급경영안전자금 명목으로 61개 업체에 연 2% 금리, 만기 1년짜리 대출 377억원을 지원했다. 이후 장기간 공장 폐쇄로 인한 경영난이 지속되자 만기를 1년6개월 연장했고 그 뒤 3개월마다 원리금을 분활상환하는 방식으로 3년을 추가 연장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만기 연장을 이어간 업체는 현재 38개사로 대출잔액은 247억원이다. 원금의 65% 가량이 미상환으로 남을 만큼 채무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남북협력기금의 대출 조건이나 미상환 잔액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입주기업의 가장 큰 손실은 수년 동안 결손을 감내하며 만든 공장과 숙련된 인력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돈을 빌려주고 세금을 미뤄주는 등의 지원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기존 남북협력기금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남북경협보험의 보험금 지급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신속한 지원 △민간은행에 대출금리 인하, 대출상환 유예, 만기연장 등에 대한 협조 요청 △국세와 지방세의 납기 연장 및 징수 유예 △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 유예 △입주기업 근로자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근로자 생활안정 자금 융자 등의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