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성근 감독과 주영섭 중기청장

[기자수첩]김성근 감독과 주영섭 중기청장

김하늬 기자
2016.04.06 06:00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화제의 팀은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다. 한화 이글스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서 300억원 이상을 베팅하며 정우람,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등 대어를 잡았다. ‘국대(국가대표) 블랙홀'로 불리며 올해 가장 강력한 한국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한화 이글스 돌풍의 중심엔 김성근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 노력은 매년 꼴찌로 패배감에 빠져있던 한화 선수단과 팬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직접 선수들을 위해 ’펑고‘를 쳐주는 감독 앞에 '꼼수'를 부릴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운동장에서 훈련을 받다 힘겨워 쓰러지는 선수들의 사진기사를 보면서 한화 팬들이 1999년 이후 17년 만에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올해 새로 부임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도 중소기업계에서 김성근 감독만큼이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중소기업청 최초의 기업인 출신 청장이라는 점 뿐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과 체력으로 중소기업청에 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있어서다.

주 청장은 취임 후 터진 개성공단 중단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국 123개 입주기업을 일일이 방문하고 있는 중이다. 주 청장은 현재 80개 넘는 기업을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한 주 청장은 기술개발(R&D), 수출, 창업,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중견기업 등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하며, 모든 사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매주 주말 지방청으로부터 수출 실적을 보고받는 회의도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계 사람들은 "주 청장의 열정과 체력 하나만큼은 대단하다"며 입을 모은다.

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은 때론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단기 성과를 위해 조직의 역량을 ’올인‘하다보면 돌발변수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김 감독이 지난해 한 경기에 6~7명의 투수를 투입하고, 마무리 투수를 사나흘 연속 등판시키다 선수가 부상당해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것처럼 말이다.

최근 중기청의 고위급 직원이 과로로 쓰러졌다. 지난달에는 코트라의 중소기업지원 부서장이 업무 중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강하면 부러지기 쉽다. 때론 부드러운 리더십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경제가 힘들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바라는 것은 함께 비를 맞아줄 수 있는 그런 긴 호흡의 리더십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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