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 3~5년이상 머물면 도태, 외국계기업 도전하라"

"한 자리 3~5년이상 머물면 도태, 외국계기업 도전하라"

김은혜 기자
2016.05.02 06:00

[인터뷰]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로버트 월터스 데이비드 스완 한국·일본대표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로버트 월터스의 데이비스 스완 한국·일본대표./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로버트 월터스의 데이비스 스완 한국·일본대표./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 자리에서 3~5년 이상 머무르는 것은 경력관리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던 일 자체가 성장하거나 변화할 수 있는데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스스로 도태되는 지름길이죠. 영어 중국어 등 이중언어 구사능력과 기술적인 능력을 갖췄다면 외국계 기업으로의 이직을 적극 고려해보세요.”

세계 5대 헤드헌팅기업인 로버트 월터스의 데이비드 스완 한국·일본지역 대표는 1일 외국계 기업으로의 적절한 이직시기와 필요 역량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스완 대표는 2002년 로버트 월터스 일본지사에 입사 후 6년여간 금융서비스 부문장으로 일했고, 2009년 11월 일본지사 대표로 부임, 2010년 10월 이후 한국지사의 대표까지 겸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진출 상황과 2016년 한국 고용시장을 전망해본다면.

“넓은 의미에서 고용시장은 신규인력 채용시장과 경력자 이직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의 신규 채용시장 상황은 매우 어렵지만 다국적기업의 경력자 채용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 5년간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기업은 연평균 50~80개씩 순증하고 있고 외국인직접투자 역시 최근 2년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활발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월터스를 소개해달라.

“로버트 월터스는 1985년 런던에서 설립,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글로벌 톱5안에 드는 헤드헌팅기업이다. 전 세계 24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종업원은 2900명에 달한다. 한국시장에는 2010년 진출, 외국계 및 다국적기업에 이중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한국인 전문가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 채용시장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높은 청년실업, 질 좋은 일자리의 부족, 여성채용의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여나가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이며 일본 역시 지난 몇 년 동안 이 부분이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기업들이 인종, 성별 등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시작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통념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근무시간이 너무 긴 것 자체가 맞벌이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며 남성들의 인식도 장애물이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16년 현재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재는?

“기계, 전기, 화학, 토목공학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엔지니어는 어느 기업이든 많이 찾고 있다. 또 재무기획 분석전문가,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 후보 등도 수요가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시장에서 비즈니스 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최상급 수준의 인재를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외국계 기업 수가 늘어나는 만큼 고급 인력풀도 늘었다.”

-한국의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어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는지.

“왜 이직을 하고자 하는지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매일 저녁마다 강제로 술 마시는 문화를 못 견뎌서 외국계기업으로 옮기고 싶다는 남성들을 매주 여러 명 만난다. 긴 근로시간, 엄격한 위계질서, 강압적인 술 문화 등이 원인이다. 또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유리천장, 유연하지 않은 승진기회 등이 제약이 될 것이다. 일본과 비교해봐도 한국의 술문화는 심각하다. 최근 일본의 술문화는 많이 변했고 한국만큼 강압적이지 않다.”

-외국계기업으로 이직을 원한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와 필요한 역량은?

“3~5년차 경력자라면 그 기업 내에서 다른 자리로 갈 수도 있고 또 이직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필요역량으로 기술적인 능력와 언어구사 능력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한국인들에게 부족한 것은 ‘글로벌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거나 자기 주장을 펼치면서 타인을 설득하고자 하는 자세, 상사에게도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의향도 필요하다.”

-이직을 마음먹은 직장인이라면 어떻게 새 직장을 찾아야 하나.

“잡보드나 링크드인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할 수도 있고 리쿠르팅 회사를 통할 수도 있다. 사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문제인데, 리쿠르팅 회사는 수많은 정보들 중 필요한 것만 골라서 구직자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이 15년간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을 닮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채용시장을 비교해본다면.

“헤드헌팅업계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한국은 일본보다 10년가량 뒤처져 있다. 저는 2002년 도쿄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일본에서 경험했던 경제구도나 기업 리쿠르팅 관행이 지금의 한국과 유사한 것 같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역동적인 시장으로 꼽히며 서울사무소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헤드헌팅업계에서 좋은 시장이란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전문가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을 의미한다.”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로 미래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미래 사라질 직업, 각광받을 직업을 꼽는다면?

“그런 현상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 사라질 일자리를 꼽는다면 장부처리나 회계처리 등 주로 낮은 수준의 행정업무는 점차 AI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동시에 새로운 직업도 생겨날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없었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는 이제 기업이라면 다 있다. 또 CFO 차원의 높은 수준의 상업적 직관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이 대체되기까지는 앞으로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링크드인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리쿠르팅 업무는 위축되지 않을까.

“제가 몸담고 있는 리쿠르팅 업종만 해도 2번의 사라질 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1990년대 잡보드의 등장, 2번째는 2000년대 링크드인이 등장했을 때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2개의 새로운 시스템 등장 이후 오히려 리쿠르팅 업종은 규모 면에서 몇 배 더 성장했다. 사실 정보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고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합, 분석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리쿠르팅 과정에서 사람의 노력은 필수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해준 셈이다. 오히려 리쿠르팅 업무는 기술을 이용해서 더 발전할 수 있는 직종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로버트 월터스의 던칸 해리슨 한국지사장과 데이비스 스완 한국일본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로버트 월터스의 던칸 해리슨 한국지사장과 데이비스 스완 한국일본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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