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부 출범을 목전에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곳이 많다. 박근혜정부와 함께 탄생한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을 두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소상공인단체간의 갈등은 이런 사례 중 하나다.
지난 2일 한국자영업자총연대가 "미래부는 더 이상 희망재단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말라"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갈등은 표면화됐다. 소상공인단체에서 추천한 인사가 이사진에서 탈락한 반면 미래부 출신은 포함됐다는 것이 연대가 기자회견을 연 이유다. 이들 단체는 승인권자인 미래부의 승인 거부로 현행 7명으로 구성된 2기 이사진에 소상공인을 대변할 인물이 없다고 토로했다. "희망재단 때문에 중소상공인의 희망이 사라진다"는 말도 나왔다.
미래부가 발끈한 지점은 연대가 "미래부가 재단을 낙하산·관피아의 놀이터로 악용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양쪽 출신 인사가 이사진에 1명씩 포함돼있는 상황에서 연대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또 취임승인을 거부한 이사 후보 4명은 희망재단이 자체 구성한 심의위원회의 서류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이라고 했다.
연대 측은 그러나 "미래부가 소상공인 대표라고 말하는 이사는 개인 입장으로 응모한 소극적인 인물"이라며 "서류 탈락이라는 주장도 소상공인단체가 요구하는 후보를 배제시키기 위한 구실일 뿐"이라고 재반박을 거듭했다.
정부와 단체의 갈등 이면에는 재단의 주무부처 이관 문제가 걸려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재단 주무부처를 현행 미래부 대신 중소기업청으로 이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12명으로 구성된 1기 이사회는 지난해 만장일치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래부는 횡령비리 문제가 드러난 1기 이사회의 정당성 문제와 정관에 포함된 '모바일 사업' 내용을 앞세워 주무부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버티고 있다.
재단은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등 처벌을 면하는 조건으로 500억원을 출연해 만들어진 곳이다. 소관 기업의 돈으로 만들어진 곳에 권한을 행사하고픈 미래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포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는 설립 취지를 보면 미래부의 주장은 궁색해 보인다. 중소상인들 스스로 원하는 곳에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고 이들의 사정을 잘 아는 중기청에 관리·감독 권한을 주는 것이 설립 취지에 가깝다. 미래부가 재단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다면 '낙하산·관피아 놀이터'라는 비판은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