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은 정말 골목상권을 침해했나

유진기업은 정말 골목상권을 침해했나

신아름 기자
2017.11.23 04:00

[기자수첩]

“지난 50년간 영세상인들이 피땀 흘려 일궈놓은 상권을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빼앗으려 한다.”

최근 산업용재 관련 소상공인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에서 나온 말이다. 레미콘 전문기업 유진기업이 산업용재·건축자재 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는 소식에 이들은 저마다 목청을 높이며 성토했다. 대기업인 유진기업이 영세상인들의 밥줄인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들 단체의 주장대로 유진기업은 현재 서울 독산동에 약 1653㎡(500평) 규모의 건자재 및 공구마트를 짓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공사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국내 인테리어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사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장기계획의 일환에서다. 이를 위해 유진기업은 지난해 9월 토털 인테리어 솔루션 브랜드 ‘홈데이’를 론칭했으며 동명의 직영매장을 오픈해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짚어볼 점은 유진기업의 산업용재·건자재 도소매시장 진출이 정말로 영세상인들의 밥줄을 빼앗느냐다. 유진기업은 해당 마트에서 인테리어 ‘DIY’(손수제작)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을 주력 아이템으로 판매할 예정이라 일반 소비자가 주요 고객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공구상가에서 파는 제품과 판매품목이 일부 겹칠 순 있지만 고객층이 전혀 달라 골목상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낮다고 유진기업 측은 설명했다. 영세상인들이 밀집한 공구상가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주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진기업은 DIY 공구 판매 확대가 더 많은 인테리어 전문가를 육성하고 이 인구가 기존 공구상가의 고객층으로 편입되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되면서 양측이 상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사례는 숱하게 있었다.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각 산업군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기존 산업군에 진출한다고 해서 덮어놓고 반대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 반향이 큰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에 끼워 맞춘 집단이기주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영세상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방식이 대기업의 정당한 경영활동을 무조건적으로 막는 형태여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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