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장설비도 중국서 직구하는 시대

[기자수첩] 공장설비도 중국서 직구하는 시대

김건우 기자
2018.12.11 04:57

“중국 알리바바에서 기계를 구입해 공장 구축 비용을 6분의1로 절약했습니다.”

최근 만난 한 위생용품업체 A대표는 신축공장에 들일 치약 제조설비를 알리바바에서 구매했다고 자랑했다. 처음에는 한국 설비를 살 생각에 관련업체들에 견적을 요청했더니 최고 3억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지인의 추천으로 알리바바에서 검색한 뒤 관련 설비를 6000만원에 구입했다.

알리바바에서 치약 제조설비를 판매하는 것도 놀랍지만 A대표가 원하는 기계의 사양을 올리자 수백 통의 구매공급의뢰서 e메일이 날아오는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A대표가 보여준 e메일에는 기계의 가격과 자신들의 차별화된 경쟁력 및 서비스를 내세우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국에선 일일이 전화해 견적을 요청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알리바바에선 가격을 비교한 뒤 회사가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A대표는 설명했다. 중국산 기계의 성능을 믿을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며 “AS가 걱정되긴 하지만 비용을 6분의1로 절약할 수 있다면 중국 기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중국산 제품은 저품질이란 인식이 깨지면서 가전제품 직구가 늘더니 이제는 공장설비도 직구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직구규모는 1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1% 늘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가격 경쟁만으론 중국 제품을 이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차이를 뛰어넘는 품질과 기술력을 지닌 업체들의 정보마저 얻기 힘들다면 알리바바를 찾는 중소기업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조달청은 나라장터나 벤처나라를 통해 검증된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알린다. 이제는 알리는 수준을 넘어 중소기업끼리 구매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적극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중소기업이 국내 설비를 구매했을 때 세제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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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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