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결혼 성수긴데 손님이 없어" 매출 반토막난 종로 귀금속

[르포]"결혼 성수긴데 손님이 없어" 매출 반토막난 종로 귀금속

이재윤 기자
2020.04.14 09:11

치솟는 금값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수요 급감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 가뜩이나 금값이 크게 올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뚝 끊기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도·소매 뿐만 아니라 제조·유통, 감정업체 등 업종를 가리지 않고 침체 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매출 50% 급감…제조업체 90% 단축근무

20년 넘게 종로에서 판매업을 운영한 A대표는 "매출이 전년 대비 50% 넘게 떨어졌다. 방문이나 문의는 60~70% 넘게 줄었다"며 "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귀금속 제조·가공업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다. 공임의뢰가 뚝 떨어진 가운데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밀집한 500여개 관련 업체 중 90% 가량이 지난달부터 주 3~4일만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2~3명씩 공임 인력을 쓰기 때문에 휴업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사장 혼자 운영하는 판매점들도 문을 열지 않는 곳도 늘고 있다. 장기화하면 종로의 절반 이상이 쓰러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 내 소매업체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 내 소매업체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금값 폭등에 코로나19까지, 악재가 겹쳤다

특히 코로나19가 귀금속 업계 성수기에 기승을 부리면서 큰 타격을 입혔다. 매년 3~5월은 결혼 등 수요 급증으로 연 매출의 30~40%가 나온다. 6조원 규모 국내 귀금속 시장 중 예물시장은 1조원 안팎이다.

코로나19에 앞서 금값이 크게 오른 점도 소비를 더욱 위축시켰다. 지난 10일 1g(그램)당 국내 금값은 6만5925원으로 지난해 4만7786보다 38%가량 상승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1돈(3.75그램)을 기준으로 하면 1년 사이 6만원 가량 뛰었다.

국내 귀금속 시장은 영세상인들의 비중이 높아 더욱 피해가 크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1만5000여개 주얼리 업체 중 약 19%(2900여개)가 종로 귀금속 거리 등에 밀집해 있다. 이중 약 94%가량이 10인 이하로 소상공인들이다.

임지건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해고가 아닌 무급휴가 등으로 최대한 인건비를 감축하면서 버티고 있다"며 "다른 업종도 힘들겠지만 귀금속은 더욱 타격이 심하다. 일단은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 거리에 임대료를 낮춘 건물주에 감사인사를 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 거리에 임대료를 낮춘 건물주에 감사인사를 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사진=이재윤 기자
종로 귀금속 소상공인 '직접지원' 절실

귀금속 업계 소상공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직접적인 지원방안 확대다.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전자금 대출 확대와 임대료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추가 대출을 받을 여력도 없다는 게 귀금속 소상공인들의 설명이다.

임대료 인하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줄 것도 요청했다. 여전히 높은 임대료로 궁지에 몰린 업체들이 많다는 점이다. 종로 귀금속 상가 거리 곳곳에선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건물주에 감사를 나타낸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B업체 대표는 "1000만원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임대료로 쓰고 나면 정작 사업비에 들어가는 건 거의 없다"며 "일부 임대료를 낮춰준 건물주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큰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귀금속 업계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제조분야에 대한 지원과 동시에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제조업체들의 피해가 컸다. 제조공장이 밀집한 시설 등을 마련해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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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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