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복지부에서 30여년을 근무한 정통 관료 출신의 보건복지 분야 정책통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할 인물로 권 원장을 발탁한 것은 코로나19(COVID-19)라는 최대 현안을 방역·의료체계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이슈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능후 장관의 경우 ‘연금 전문가’ 프레임이 강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의료진 마스크 부족은 재고를 쌓아두려는 심정 때문” 등 잇단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경우 팬덤(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현상)이 있지만, 박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교체 요구가 빗발쳤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율 40%의 벽이 깨진 상황에서 '원년멤버' 박 장관을 계속 안고 가기에 부담이 컸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마무리, 국민연금 개혁,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육성, 고령자 안전·돌봄 강화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는 점도 ‘올라운더(다재다능)’ 권 원장의 발탁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권 원장의 장관 내정에 대해 “복지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고 문재인정부 초대 복지부 차관을 지낸 행정전문가”라며 “보건복지 정책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이어 “오랜 정책 경영과 외유내강의 리더십으로 코로나19 선제적 대응, 국민 건강과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이라며 “의료공공성 강화와 취약계층 보호, 생애주기별 사회안전망 확충 등 성공적으로 당면 핵심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1961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1회(1987년)로 공직에 입문한 뒤 복지부에서 보육과 복지, 보건의료, 기획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2013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 등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추진했을 때 파업 철회를 위해 대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으로서 위기를 관리했다.
독자들의 PICK!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복지부 차관을 맡았을 당시 의료계와 소통을 중시하며 의정 협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업무에는 꼼꼼하지만 하급 직원들까지 두루 잘 챙겨 내부 신망이 두터운 ‘덕장’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권 원장의 차관 퇴임식 때는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건물 3층 복도 쪽 휴게공간에 300여명의 복지부 직원들이 모여 두 팔로 하트를 만들며 그를 환송하는 이례적인 깜짝 고별식이 열리기도 했다.
권 원장이 제54대 복지부 장관으로 최종 임명되면 20년 만에 복지부 내부 출신 중에서 장관 자리에 ‘승진’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복지부 출신으로 차관을 거쳐 장관이 된 경우는 그동안 최선정 전 장관(2000년)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