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사이드]이영재 쏠레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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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기생충', '서울의 봄', '파묘'
이들 흥행작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벤처캐피탈(VC) 쏠레어파트너스이 투자했다는 점이다. 특히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은 300% 후반대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남겼고 '서울의 봄' 역시 10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이 화려한 포트폴리오 투자를 주도한 인물은 이영재 쏠레어파트너스 대표다. 그는 KT(64,700원 ▲400 +0.62%) 출신으로 국내 유력 영화 제작·배급사인 싸이더스FNH에서 영화 투자 및 재무(CFO)를 총괄한 이력을 지녔다. 통신산업의 생리와 영화산업의 자금흐름을 꿰뚫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영화 투자의 제1 원칙으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그는 "배우나 감독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순위는 시나리오"라며 "시나리오가 좋으면 우리가 직접 제작자, 배급사, 배우를 연결하는 패키징 작업까지 주도한다"고 말했다.
쏠레어파트너스의 선구안은 내부의 치열한 스크리닝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이 대표를 포함해 심사역이 각자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품만을 추려 투자 여부를 두고 의견을 나눈다. 배급사의 거절로 난항을 겪던 영화 서울의 봄 역시 이 같은 과정에서 발굴됐다.
영화 펀드 운용은 크게 메인 투자와 부분 투자로 나뉜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연간 3~4편의 메인 투자와 5~6편의 부분 투자를 병행하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춘다. 부분 투자는 이미 세팅된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배급사의 주도하에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반면 메인투자는 펀딩의 책임을 지고 이해관계자들과의 모든 이슈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자금 집행을 넘어 기획과 제작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여러 차례 수정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촬영 현장 점검과 편집본 확인까지 꼼꼼히 챙긴다.
이 대표는 "메인 투자는 마케팅부터 정산서 확인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라며 "단순히 수익을 좇는 재무적 투자자(FI)를 넘어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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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성공뿐 아니라 영화의 사회적 영향력도 중요한 투자 기준이다. 독립영화로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과를 낸 '세계의 주인' 외에도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다음 소희', 노인 빈곤 문제를 다룬 '사람과 고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영화는 돈을 버는 수단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라며 "의미 있는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라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KT, SK(355,500원 ▲13,000 +3.8%)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16,990원 ▼180 -1.05%) 등 IPTV 3사가 공동 출자한 400억원 규모의 'IPTV 전략 펀드' 운용을 맡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영화가 곧바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올라오거나 처음부터 OTT 전용 작품이 나오는 구조가 됐다. 이 과정에서 IPTV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 대표는 "이번 펀드는 단순히 영화를 제작하고 투자하는 것을 넘어 무너진 미디어 생태계의 유통 경로 전략을 다시 짜는 리트머스 시험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펀드의 핵심 전략은 '홀드백(Holdback)'의 정상화다. 홀드백이란 극장 개봉 후 IPTV 등 다음 매체로 넘어가기까지 두는 유예 기간을 뜻한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극장에서 매출을 낸 뒤 블랙아웃(일정 기간 콘텐츠를 노출하지 않는 시기)을 둬서 관객의 갈증을 키운 후 IPTV로 넘기는 방식으로 각 유통 단계별 수익을 극대화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영화가 OTT로 바로 넘어가면서 이 공식이 깨졌고 IPTV 매출 타격은 물론 극장 수익까지 동반 하락했다"고 말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메인 투자자로 나서는 작품들의 홀드백 기간을 전략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IPTV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액션, 스릴러 장르 등을 중심으로 투자해 IPTV를 위한 경쟁력 있는 작품을 선별할 것이다"라며 "민간 사업자인 IPTV 3사가 앵커 출자자로 참여했기 때문에 제약에서 자유롭고 철저히 상업적 성공과 전략적 목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기대작으로는 김한민 감독의 '칼, 고두막한의 검'을 꼽았다. 박보검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전통적인 사극을 넘어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케 하는 사극 액션 장르다. 이 대표는 "한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태국의 유명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과 공포 스릴러물을 기획하는 등 글로벌 공동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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