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임지섭 피네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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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재무'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지만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대표들은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온 힘을 쏟느라 정작 어떤 제품이 이익을 남기는지, 통장의 현금이 언제 바닥나는지 등 세세한 부분을 챙기지 못한다. 장부상 이익과 실제 현금이 따로 노는 현상을 겪고 나서야 재무의 중요성을 깨닫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은행(IB)과 사모펀드(PE), 스타트업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거친 재무 전문가들이 뭉쳤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흩어진 재무 데이터를 한데 모으고 회계 업무 전반을 대행하는 '피네스트'다. 이 회사는 회계·세무·자금·FP&A(재무계획 및 분석)·IR에 이르는 전 영역을 대신 맡아 기업이 오롯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기업별 맞춤형 재무 데이터를 정리하고 실시간 인사이트까지 제공한다.

피네스트라는 사명에는 재무 데이터를 한데 모으는 '둥지(Financial Nest)'와 업무의 완성도를 뜻하는 '피네스(Finesse)'라는 두 의미가 담겼다. 임지섭 피네스트 대표는 크레딧스위스 IB 부문과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을 거쳐 AI 학습 플랫폼 '콴다' 운영사 매스프레소에서 3년간 CFO를 지낸 재무 전문가다.
임지섭 대표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대표들이 많은데 재무제표를 요청하면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좋은 회사들이 제대로 재무관리를 하지 못해 성장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피네스트를 찾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경영 전략의 토대가 되는 재무 데이터가 없거나 실시간으로 회사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전문 인력을 내부에 두기엔 비용이 부담스러운 경우다.
임 대표는 "투자받고 나면 대표들이 비싼 CFO를 찾는데 이들은 밑단 업무를 몰라 또 실무진을 뽑아야 한다. 채용이 거듭되며 비용만 올라간다"며 "재무팀이 이탈한 자리에 우리가 들어가는 경우 직접 비용 기준으로 약 70%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9곳이던 고객사는 현재 30곳 이상으로 늘었다. 색조 브랜드 딘토를 비롯한 K뷰티 소비재부터 피지컬 AI·딥테크 스타트업, AB180·에누마 등 업력 10년 이상 된 스타트업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피네스트가 다른 재무 아웃소싱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툴'과 '사람이 하는 재무 서비스'라는 두 가지를 모두 커버한다는 데 있다. 임 대표는 "특화된 SaaS 툴을 주면 결국 내부의 누군가가 시간과 리소스를 들여 써야 한다"며 "우리는 재무관리라는 결과물까지 다 만들어주는 원스톱 서비스인 동시에, 실수 없이 실시간성도 담보해 주는 기술적 기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흩어진 데이터를 '관계형 재무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일이다. 최근 정식 출시한 '피네스트 대시보드'는 △자금일보 △카드 사용 현황 △관리손익 △매출채권 에이징(Aging) 등 파편화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보여준다. 함께 선보인 AI 재무 에이전트 '케이시'는 일반 챗봇과 달리 해당 기업의 실제 재무 데이터를 근거로만 답한다. 기업의 자금 상황이든 채널별 손익이든 자연어로 물으면 정확한 답을 실시간으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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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폐쇄적인 데이터 생태계는 숙제이자 기회 요인이다. 임 대표는 "API로 못 끌어오는 데이터가 많아 직원들이 하나하나 뚫어내고 있다"며 "시간은 걸리지만 궁극적으로 이것이 우리의 해자(진입장벽)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피네스트는 올해 하반기 중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방향성을 가속화할 팀을 확대하고, 스타트업들과 접점이 넓은 VC(벤처캐피탈)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임 대표는 "기업들이 오롯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피네스트가 만들고 싶은 임팩트"라고 말했다.
R&D(연구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여러 판매 플랫폼에 흩어진 매출 정산 자료와 물류 데이터를 자동으로 모으는 시스템을 완성해, 내년부터 신규 고객에게 더 빠르고 값싸게 서비스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미국과 일본을 타깃 시장으로 꼽았다. 임 대표는 "한국 창업자들이 미국 진출을 활발히 하는 만큼 한미 양국 법인의 재무관리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아직 낡은 재무 시스템을 쓰는 기업이 많아 자동화로 개선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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