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일맨' 정세균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야당의 공세에 날 선 말로 받아치고, 재정정책을 둘러싼 둔 정부·여당 간 마찰에선 중재자 역할을 벗어나 손실보상제도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 연휴를 여권의 정치적 심장 광주에서 시작하는 등 대권 잠룡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디에 머리를 조아리냐?" "지역구에 부끄럽지 않은 질문을 해라"
지난 4~8일 국회 대정부질문. 야당의 집중 포화를 받아내던 정 총리는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부동산 정책 등 정부를 향한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평소 트레이드마크였던 온화한 화법을 버리고 날카로운 언사로 반박했다.
절정은 8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였다. 박 의원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을 거론하며 "국회의장하다 총리가 돼 대통령에게 머리를 조아리더니, 대법원장마저 대통령에게 머리를 조아린다"고 하자 정 총리는 "지금이 조선왕조냐"고 받아쳤다.
좀처럼 화내는 일이 없는 정 총리는 다소 격양된 어조로 "누가 머리를 조아리냐"며 "국회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돋보이는 장소에만 빠르게 나타나는 '렉카(견인차)' 대통령"이라고 비난하자 "지역구가 서초구 아니시냐"며 "구민이 부끄러워할 만한 질문은 하지 마라"고도 쏘아붙였다.
스마일맨에서 스트롱맨 변신?…정책 주문·의혹 방어 적극적으로

정 총리의 '스트롱맨' 면모는 올들어 자주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손실보상 제도화를 주문한 이후 기획재정부의 우회적 반대가 나오자 곧바로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당시 회의에서 정 총리 옆자리에 위치했던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정 총리를 찾아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조작의혹 수사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이 삭제한 파일 중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이 나왔다는 논란에 대해선 수차례 "정책적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적극 방어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각종 회의 모두발언과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서도 "정책을 입안하는데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무의미한 의혹제기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국정과제가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지 의아하다"며 확실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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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시작 광주 찾은 정 총리…대권 잠룡 기지개?

관가 안팎에선 정세균 총리의 '변신'을 두고 차기 대권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권 잠룡에 속하는 정 총리가 2022년 3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올해 설 연휴 시작을 광주에서 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 총리는 10일 광주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빛고을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 및 착수식, 코로나19 선별 진료소 현장 점검, '광주형 일자리' 방문 등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빛고을 연로전지발전소 착수 축사를 통해 "광주의 꿈이 대한민국의 꿈"이라며 "광주가 살아야 호남이 살고,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 국가균형 발전의 기틀이 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정치적 아성인 광주에서 '집토끼' 민심을 챙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 총리는 대권 행보에 대한 질문엔 즉답을 피하고 있다. 4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요즘 많이 거칠어졌는데 대선후보 경선에 나가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냐"고 묻자 정 총리는 "본인 말씀하시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지금 코로나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