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15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태 피해 지원을 위해 각 부처의 피해지원 예산에 더해 정부 비상금 격인 '예비비' 투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상황점검 및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및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밀히 협조해 사고 피해 수습과 피해자에 대한 구호를 위해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에게 "피해지원에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은 미리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재부는 추 부총리가 언급한 재정 지원의 일환으로 예비비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 지출 또는 예산초과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사업별 내역을 확정하지 않고 편성하는 자금이다. 예비비는 재해·재난 대응에 활용되는 목적예비비와 별도의 목적 지정 없이 일반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예비비로 구분한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 기준 예비비 3조9000억원을 편성했고 1~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규모를 5조5000억원까지 확대한 바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 관련 피해 규모가 먼저 파악된 이후 행정안전부 등의 재해복구비 등 피해지원 예산을 우선 투입하되, 필요 시에는 예비비를 지원하겠다"며 "이밖에 각 정부 부처가 기관 내 예산 이·전용을 통해 피해를 추가로 지원할 수 있지만 기재부 내부에서도 예비비를 포함해 활용할 수 있는 재원 등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이태원역 인근 압사 사태에 따른 피해를 국비로 지원하기 위해선 관할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피해 복구와 관련해서만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액 일부를 정부가 국비로 지원할 수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정오 '긴급현안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힌남노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기재부는 국무회의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목적 예비비 500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843명 읽는 중
다만 정부가 올해 편성된 5조5000억원 예비비 가운데 이번 사태에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을 명확히 확인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헌법에 근거해 차년도 국회에 별도로 예비비 사용총괄명세서를 작성·제출하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연도에 예비비 배정·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