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떨어지고 물가는 비싸고…얄팍해진 지갑, 저축도 '뚝'

주식 떨어지고 물가는 비싸고…얄팍해진 지갑, 저축도 '뚝'

최민경 기자
2026.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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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넉 달 만에 꺾여

국내 증시 조정과 누적된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자심리가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과 주택공급 대책 등의 영향으로 집값 상승 기대도 다소 누그러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지난달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지난 4월 99.2에서 5월 106.1로 반등한 뒤 6월 106.6, 7월 106.8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이달 들어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그동안의 물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에서 2.8%로 낮아졌지만 그동안 생활물가 등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이런 영향이 누적되면서 체감경기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더라도 물가 수준 자체가 높으면 소비자들이 지출할 때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응답자를 대상으로 추가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도 최근 물가 수준이 높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말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9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현재 경기를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향후경기전망CSI도 89로 3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는 각각 92와 97로 1포인트씩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0, 소비지출전망CSI는 109로 각각 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저축CSI는 94로 3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박 팀장은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저축은 은행 예·적금뿐 아니라 주식과 펀드 등도 포함한다"며 "주가 하락이 현재 가계저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으로 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진 데다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 부진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 팀장은 "전 연령에서 취업기회 전망이 하락했지만 40세 미만에서 하락 폭이 조금 더 컸다"며 "기업의 경력직 선호 강화와 팬데믹 이후 고용 조정, AI로 인한 인력 대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5개월 만에 꺾였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3월 96에서 4월 104, 5월 112, 6월 120, 7월 127로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한은은 8월 들어 세제 개편과 주택공급 대책 등이 발표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가 다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 자체는 기준선인 100을 크게 웃돌아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25로 1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6개월 뒤 금리가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지난달과 같았다. 중동 전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진 점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예상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를 상쇄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6%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박 팀장은 증시 조정이 소비와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소비심리에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실물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소득과 소비로 파급되는 효과까지 제약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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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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