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사고로 3.3일마다 어민 1명 사망"…안전 예산 깎은 해수부

"어선사고로 3.3일마다 어민 1명 사망"…안전 예산 깎은 해수부

세종=오세중 기자
2026.10.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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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서쪽 해상에서 어선 화재 사고가 발생,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해양경찰청).
남서쪽 해상에서 어선 화재 사고가 발생,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해양경찰청).

어업인의 산업재해율이 일반 산업의 10배에 육박하고 어선사고로 3.3일마다 1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어선 안전 대책은 현장 수요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해수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어선사고 건수는 2023년 2047건에서 2024년 2175건, 2025년 231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6년은 7월 기준 1201건의 어선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2025년 사망·실종자 수는 110명으로 3.3일에 한 명씩 죽는 셈이다. 부상은 311명이었다. 2026년의 경우 7월 기준 46명이 어선사고로 사망했고 1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어업 재해율은 6.48로 전체 산업 평균(0.66)의 무려 9.82배에 달한다.

사고종류별 어선사고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기관손상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5년 기준 전체 어선사고 2312건 중 기관손상 사고는 718건(31.1%)에 달했다. 조타장치와 추진축계 손상까지 포함한 '기관·장비 결함 관련 사고'는 총 972건으로 전체의 42.0%에 육박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2026년 7월 기준 전체 사고 1201건 중 기관손상이 393건(32.7%)을 기록했으며, 조타장치 및 추진축계 손상을 합산하면 513건(42.7%)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나타냈다.

어선 선령별 사고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년 이상 노후 어선의 사고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646척이었던 선령 20년 이상 어선의 사고 건수는 2025년 986척으로 52.6%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년 미만 어선 사고가 1259척에서 1484척으로 17.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가파른 증가세다.

노후 어선의 사고 위험은 올해도 이어져 2026년 7월 기준 20년 이상 어선 사고는 이미 435척에 달해 선령이 파악된 사고 선박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5년 기준 전체 어선 6만3141척 가운데 선령 21년 이상의 노후어선은 2만7506척으로 전체의 43.5%를 차지하고 있다. 어선 10척 중 4척 이상이 노후화 상태에 놓여 있어 노후 어선에 대한 선제적인 안전관리와 교체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노후어선 사고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해수부의 '안전복지형 연근해어선 기반구축 사업'은 축소될 예정이다. 2025년 기준 지원 실적이 63척에 그쳤음에도 관련 정부안 예산은 올해 22억7700만 원에서 내년도 19억7500만 원으로 오히려 13.3% 삭감됐다. 선령 21년 이상 노후어선이 2만7000척을 넘어선 상황에서 예산 축소는 어민들의 선박 현대화 의지를 꺾는 무책임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 해수부가 올해부터 어선원 안전을 위해 신규 도입한 '클린사업장 조성 사업' 역시 현장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사업비 14억8000만원(국비 70%·자부담 30%으로 1척당 최대 700만원 지원)을 투입해 추진 중이나 지원 대상 규모가 전국 200척에 그친다.

특히 상시 어선원 5인 이상 어선을 대상으로 한정해 정작 안전 설비가 더 열악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5인 미만 영세 소형 어선은 지원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다.

어선 규모별 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톤 미만 소형 어선에 사고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총톤수별 어선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어선사고 2478척 가운데 10톤 미만 소형 어선 사고는 1987척으로 전체의 80.2%에 달했다. 2026년 7월 기준 역시 전체 1288척 중 1021척(79.3%)이 10톤 미만 어선에서 발생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올해 7월부터 어선에 승선하는 모든 사람의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됐다. 앞서 해수부는 2025년 추경을 통해 총 사업비 154억원(국비 62억원, 지방비 62억원, 자부담 30억원)을 투입해 착용과 활동성이 개선된 팽창형 구명조끼 11만3778벌을 보급했다.

해수부는 기존 '어선안전장비 지원사업'으로 구명조끼 보급을 이어가고 있으나 추경 사업 종료와 함께 본사업 체계로 복귀하면서 어업인의 자부담률은 다시 40%로 두 배나 뛰었다. 추경 당시 한시적으로 자부담을 20% 수준으로 낮췄던 지원이 사라지고 본래 조건으로 환원되면서 현장 체감 부담액은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본래 사업 예산 자체가 구명조끼뿐 아니라 항해·무선·소방·구명 설비 등을 모두 합쳐 연간 7억원 수준에 불과해 의무화 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신규 구매와 노후 장비 교체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 의원은 "어민들이 3.3일마다 1명씩 목숨을 잃고 있다"라며 "해양수산부는 어민들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노후어선 현대화 예산은 삭감하고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해 놓고 정작 자부담은 두 배로 올라갔다"라며 "구명조끼 보급의 자부담률을 20% 수준으로 완화하고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조난위치발신장치를 조속히 상용화해 사고 위험이 높은 '나홀로 조업자'부터 우선 보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사진=뉴시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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