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 예산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예산을 감당해야 하는 데 있다. 소방사무가 지역의 자치사무로 분류되면서다. 지자체장이 소방공무원의 임용권을 갖는 등 이름만 국가직인 소방의 기형적인 구조를 해결해야 중앙정부 지원 근거가 생긴단 지적이 나온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어떤 지역에서도 동일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의 재난 대응 책임을 강화하겠단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개혁 과정에서 지자체가 인사·지휘 권한 등 상당 부분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완전한 국가직 전환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방자치법은 '지역의 화재예방·경계·진압·조사 및 구조·구급'을 지자체 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시·도지사는 소방공무원에 대한 임용권 일부를 갖는다. 지방 소방본부도 시·도지사 직속으로 재난시 소방활동에 대한 지휘·감독권한도 행사한다. 국가직이면서 지방직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지방재정법은 자치사무에 필요한 경비를 지자체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직임에도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에 제한이 생긴 이유다.
대신 중앙정부는 국가직 전환 과정에서 소방공무원 2만명을 증원하고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해 20%였던 소방안전교부세율을 45%로 높였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월 발간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 2019년 전체 소방 예산 중 국비 비중이 7% 수준이었으나 2021년 14.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감소하다가 2025년엔 10.7%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6년 예산안 기준으론 6조5550억원의 전체 소방 인건비 중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되는 인건비는 5496억원으로 8.3%에 불과했다.
국비 비중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건비는 계속해서 증가하지만 소방안전교부세는 궐련형 담배 소비가 줄면서 재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분 개별소비세의 일정 비율(45%)을 재원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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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늘어나는 소방 예산 대부분을 지방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도 소방예산 편성 현황을 살펴보면 최종예산 기준 △2015년 4조434억원 △2018년 5조742억원으로 5조원을 넘어선 뒤 △2021년 6조6893억원 △2024년 8조951억원 △2025년 8조4790억원 △2026년(예산안 기준) 8조596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역대 정부는 안전 예산 강화를 외쳤다. 하지만 정작 소방이 지방사무라는 한계에 부딪혀 직접적인 지원이 쉽지 않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늘리려면 인사권과 소방 지휘 권한을 가진 지자체장과 협의를 거쳐 법을 개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법에 소방이 지방사무로 규정돼 있어 지방재정법에 따라 지자체가 재정을 감당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을 늘리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소방안전교부세를 늘리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