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와 어획량 감소, 기후위기 삼중고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연안 어업인들의 조업 활동을 돕기 위해 국가 재정으로 지원되는 어업용 면세유와 해상 유류가 불법 유통 범죄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공연한 불법 유통과 기름 빼돌리기 등 도유(盜油)로 인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조세 탈루와 국가 유류 유통 질서 교란이 자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단속 당국의 온정주의적 처벌과 감시 사각지대로 인해 범죄가 근절되기는커녕 매년 대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 및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해상에서 적발된 해상에서 적발된 해상 면세유 및 석유류(무자료) 불법 유통, 급유선 도유 적발규모가 총 1억9917만 리터, 적발금액은 총 17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상 면세유 불법 유통의 경우 검거건수는 121건, 적발 인원은 126명에 달했다. 불법 유통된 면세유는 약 55만4649리터로 적발액은 약 5억3700만 원 규모다.
문제는 처벌 수위다. 적발된 126명 중 구속된 인원은 단 '0명'으로, 조치가 완료된 97명 전원이 불구속 송치되는 데 그쳤다. 어업용 면세유를 해상 작업에 쓰지 않고 육상 주유소나 브로커에게 불법 전매·유통하는 파렴치한 범죄임에도 사법당국과 해경의 솜방망이 처벌이 상습적 불법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금계산서 없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무자료 석유류' 불법 유통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무자료 석유류는 65건, 적발 인원 172명(구속 7명, 불구속 143명)으로, 유통량은 무려 1억9803만 리터, 적발금액은 1741억24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2026년 8월 기준 적발 실적은 24건, 검거 인원 53명, 적발 수량 9765만 리터, 적발 금액 782억4700만 원으로, 2021년~2025년 5년간 적발된 전체 금액(약 958억 원)의 81.6%가 올해 단 8개월 만에 쏟아져 나왔다.
외항선이나 유조선에 급유하는 과정에서 계량기를 조작하거나 호스에 남은 잔유를 몰래 빼돌리는 '급유선 도유' 범죄 역시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42개 업체/개인이 적발됐다. 밀수 적발량은 58만6505리터, 시가로는 7억6390만 원 상당이었다. 특히 2022년, 2024년, 2025년 등 매년 10만 리터 이상의 해상 유류가 밀수출입 형태로 빼돌려져 암시장에 유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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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의원은 "국민 혈세로 지원되는 어업용 면세유가 불법 유통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검은돈으로 전락하고 총 1754억원에 달하는 불법 무자료 석유와 도유 기름이 바다 위를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통계로 명백히 입증됐다"며 "어업용 면세유 불법 유통으로 126명이 적발되는 동안 구속자가 단 1명도 없었다는 것은 사법당국과 해경의 안일한 법 집행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박유를 빼돌려 불법유통에 활용하는 '무자료 석유류' 거래가 올 한 해에만 780억 원대를 넘어서며 기업형 사기 범죄로 진화하고 있는 등 해상 석유 불법거래를 뿌리뽑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해경의 해상 단속, 관세청의 급유선 입출항 관리, 국세청의 세금계산서 추적, 해수부의 어선 관리 정보가 실시간 연계되는 범부처 합동 단속 체계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