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남수단 파병 한빛부대 22진과 20일 농업기술 협력 갱신
한국 벼 재배해 ㏊당 연간 최대 5톤 수확…식량 자립 기반 확대
농업기술 배우는 장병들, 현지 주민 자립 돕는 '희망 전도사' 역할

평화는 총성이 멎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쟁의 상처가 남은 땅에 다시 씨앗을 뿌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손으로 거둔 곡식으로 가족의 밥상을 차릴 수 있을 때 비로소 평화는 일상에 뿌리를 내린다.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대한민국 장병들과 농업 연구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가 그렇다. 군인은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연구자는 농사지을 기술을 전한다.
농촌진흥청은 20일 전북 전주 본청에서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22진과 농업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승돈 농촌진흥청장과 최광호 농진청 기술협력국장, 이영인 한빛부대 22진 단장을 비롯한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남수단 보르 지역 존가랑대학교에 조성된 한빛농장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현지 주민들의 농업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남수단은 2011년 오랜 내전의 상처를 안고 독립했지만 꿈꿔온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지는 못했다. 식량난은 여전히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농업은 이 곳에서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굶주림을 줄이고 공동체가 스스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는 생존의 문제다.

우리 장병들이 운영하는 한빛농장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작은 응답이다.
농진청은 2024년 4월 한빛부대와 첫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업기술 지원에 나섰다. 이후 통일형 벼 품종 'ISRIZ-7'을 제공해 현지 적응시험을 진행했고, 1㏊당 연간 최대 5톤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옥수수와 수수, 참외, 수박, 토마토, 오크라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2㏊ 규모의 농경지도 조성했다. 물을 공급하는 관개수로를 확충하며 안정적인 농업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 거둔 수확은 단순한 생산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지 여건에 맞는 농업기술을 적용하면 주민들의 식량 자립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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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협약은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약속이다.
농진청은 이를 위해 오는 12월 남수단에 파병될 한빛부대 22진 장병들을 대상으로 농업기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이 참여해 벼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양파, 고추 등의 재배기술을 전수한다. 닭 등 가금류의 사양관리 기술도 교육한다.
국내에서 축적한 농업기술을 남수단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현지 농업전문직업학교에 교육자료와 강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병들이 주도하는 농업기술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수단 주민들이 스스로 농업을 배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이번 협약 갱신은 대한민국 국방의 든든한 평화 유지 활동과 선진 K-농업기술이 결합한 관군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라며 "K-농업기술과 파병 장병들의 땀방울이 남수단 땅에 자립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