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주택 관련 입장 발표
소득·자산기준 개선 여지 시사
5년내로 9300가구 반환 받아
청년·신혼부부에 재공급 계획
서울시가 최근 논란이 된 장기전세주택 만기연장 주장과 관련, 최장 20년 거주 원칙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소득·자산기준, 주택면적 변경 등 제도보완 요구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시청에서 열린 '장기전세에서 내집으로,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장기전세 만기 이후에도)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서울시민이 많기 때문에 기존 거주자의 거주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또다른 불공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과 주거·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시는 장기전세주택이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그만큼의 자금을 저축과 청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충분한 주거사다리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실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한 가구 상당수가 최장 20년의 거주기간을 채우기 전에 집을 마련하거나 민간 전세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 장기전세주택의 계약기간 만료 전 퇴거 가구는 1만5529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누적 공급량의 약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이유로 계약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자발적 퇴거다. 퇴거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6개월에 그쳤다. 장기전세주택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장기전세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다. 올해 기준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KB부동산이 집계한 올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178만원의 41% 수준이다. 현재 거주 중인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과 인근 단지 평균 전세 시세의 차이를 합산하면 주거비 절감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된다. 장기전세는 입주 당시 보증금을 인근 아파트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책정하고 보증금 인상률도 연 5% 이내로 제한한다.
이날 간담회에선 현실과 장기전세 소득·자산기준 간의 괴리에 대한 지적과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15년가량 장기전세에 거주했다는 한 참가자는 "장기전세에 살면서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소득이 일시적으로 올라 기준을 넘으면 퇴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두 차례 정도 자산을 더 모을 수 있도록 유예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독자들의 PICK!
이에 오 시장은 "재산축적 과정과 내집 마련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제도와 현실의 불일치, 괴리를 어떻게 보완할지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가 공개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 따르면 '20년 거주한 입주자의 퇴거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3.9%에 달했다. 퇴거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계약대로 원칙을 지켜야 해서'가 37.2%로 가장 많았다. '공공임대의 본래 목적이 영구 거주가 아니라 자립 지원에 있어서'라는 응답도 37.1%를 차지했다.
최장 거주기간 20년이 적정한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53.2%로 과반을 차지했다. '단축해야 한다'는 응답(25.7%)이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18.5%)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서울시 장기전세는 현재까지 총 3만8296가구가 공급됐다. 그간 장기전세를 거쳐간 가구를 모두 합치면 4만5715가구에 이른다. 서울시는 내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전세주택 약 9300가구를 반환받아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