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팔 걸" 매물만 쌓인다…20억 넘게 빠진 압구정 집주인들 '속앓이'

"그때 팔 걸" 매물만 쌓인다…20억 넘게 빠진 압구정 집주인들 '속앓이'

남미래 기자
입력 2026.11.07 05:00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7 05: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는 가운데 강남구 용산구 등 일부 고가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 부담이 세율 조정 없이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조정할 경우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26.7.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는 가운데 강남구 용산구 등 일부 고가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 부담이 세율 조정 없이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조정할 경우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26.7.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집주인들은 불안해서 계속 매물을 내놓는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니 물건만 쌓이는 거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지역 매매시장 분위기를 이 같이 전했다. 그는 "신현대아파트는 고점과 비교해 20억원 이상 가격이 빠졌다"며 "매도인들은 허탈해하고 있지만 매수인들은 추가 하락을 기다리면서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요 지역 집값이 "놀랄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압구정 등 일부 재건축 단지의 하락 거래를 서울 전체 주택시장의 흐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매도자의 개별 사정과 세제 개편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급매 거래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60일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최고가 대비 가장 많이 하락한 TOP5/그래픽=이지혜
최근 60일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최고가 대비 가장 많이 하락한 TOP5/그래픽=이지혜

KB부동산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0일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가 대비 하락액이 큰 상위 10건 중 7건이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에 집중됐다.

하락액이 가장 큰 거래는 압구정 현대(신현대) 전용면적 182㎡였다. 지난달 14일 88억원에 거래돼 올해 7월 기록한 최고가(112억5000만원)보다 24억5000만원(21.77%) 낮았다. 같은 단지 전용 111㎡도 지난달 19일 55억9000만원에 팔려 지난해 7월 최고가보다 19억1000만원(25.46%) 떨어졌다.

압구정 현대1·2차 전용 160㎡는 지난 9월 80억원에, 현대8차 전용 163㎡는 지난달 6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각각 역대 최고가보다 18억원, 15억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현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압구정에 오랜 기간 거주한 고령층 가운데 집값은 크게 올랐지만 현금 수입이 많지 않은 1주택자들이 세제 개편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의 하락 거래를 일반적인 수요 위축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재건축 사업 진행에 따른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을 앞두고 매각을 서두르는 집주인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각 시한에 쫓기는 집주인들의 급매 거래와 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에도 추가 하락 거래가 이어지는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판단할 중요한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강남권 일부 단지의 하락 거래가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의 가격 흐름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35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2% 상승했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 곳은 세제 개편안으로 눌려 있는 초고가 주택이지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매수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초고가 주택과 일반주택 시장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일반주택은 상승하는 지역이 더 많아 서울·수도권이 다 같이 급락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전월세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매매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전세보증금과 월세가 오르면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어서다. 김 위원은 "전월세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공급 등에 집중해야 안정화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