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
캐피탈 물적금융 역량 탁월… 자동차 리스로 잔존 가치 측정해와
"첨단 설비 사용한 뒤, 값을 매겨줄 금융이 중요"

자동차금융 중심의 캐피탈 업계가 AI(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발전에서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캐피탈이 AI 산업에서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확보해 리스·렌탈로 제공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자동차 할부·리스 취급으로 축적한 캐피탈의 잔존 가치 측정 역량이 GPU 금융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카드학회는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에서의 캐피탈의 새로운 역할 등을 논의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1부 주제 발표에서 캐피탈의 물적금융 역량이 생산적 금융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AI 등 미래산업을 위한 생산적 금융에서 GPU 등 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그에 대한 잔존 가치 위험을 누가 갖고 갈 것이냐에는 얘기가 많이 빠져있다"며 "리스사가 잔존 가치 측정에서 전문성이 있기에 해당 물건들을 더 잘 평가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잔존 가치란 사용 기간이 끝났을 때 해당 자산에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을 뜻한다. 캐피탈은 자동차 등을 빌려주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회수해 재유통하는데 이 과정에서 잔존 가치를 측정하는 역량을 길러왔다.
국내 리스는 산업기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자동차에 집중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리스 실행에서 산업기계 비중은 1994년 60%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4.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동차 리스 실행액은 4.6%에서 81.6%로 올랐다.
자동차금융에서 축적한 중고 가격 예측, 정비·보험 관리, 반납 차량 회수·재판매 역량을 산업용 로봇·의료기기·친환경 설비·GPU 등으로 확장하자는 게 윤 실장의 주장이다.

이런 잔존 가치 평가 역량은 GPU 등 AI 연산 설비의 가치 변동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GPU는 기술 발전과 수급 변화에 따라 임대 수익과 중고 가격이 달라져 미래 가치를 예측하기 어렵다. 가령 대규모 AI 개발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GPU인 'H100'의 시간당 임대료는 2024년 초 8.0달러에서 지난해 10월 1.7달러까지 떨어졌다.
GPU 임대료가 하락해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매출이 줄면, 장비 구매 자금을 빌려준 캐피탈도 대출금 회수 위험에 직면한다. GPU를 담보로 대출했다면 부실 발생 시 장비를 처분해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대출 심사 단계부터 GPU의 미래 처분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대출 규모와 조건에 반영해야 하는데 캐피탈의 잔존 가치 평가 역량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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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실장은 이를 "미래 산업에 필요한 건 이제 돈뿐만이 아니라, 설비를 쓰고 난 뒤에 값을 제대로 매겨줄 금융"이라고 표현했다.
금융당국도 캐피탈 업계의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AI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첨단 산업의 설비 투자와 혁신, 기업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캐피탈 산업이 생산적 금융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