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왜 버려?" 리튬·니켈 쏟아진다...포스코에 잇단 '러브콜'

"폐배터리 왜 버려?" 리튬·니켈 쏟아진다...포스코에 잇단 '러브콜'

광양(전남광주)=박한나 기자
2026.10.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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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 자원강국]<4>다시쓰는 폐배터리(上)

[편집자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국제 분쟁의 증가 추세 속에 자원이 곧 안보인 시대가 열렸다. 리사이클링은 자원빈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자원강국'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포스코공장서 리튬·니켈 쏟아진다..사용후배터리 90% 이상 재자원화

①핵심광물로 재탄생

포스코HY클린베탈 본사 전경./사진=포스코
포스코HY클린베탈 본사 전경./사진=포스코

지난달 17일 전남광주 율촌산업단지에 있는 1만9000평 규모의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 내 대형 원료 창고에 들어서자 검은색 분말이 담긴 포대(톤백) 1000여개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빼곡하게 쌓인 포대 안에 들어있는 것은 폐배터리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랩을 분쇄해 만든 '블랙매스'다. 이어 갈고리에 걸린 포대 하나가 원료 투입구 위로 들어 올려지자 검은 분말이 쏟아졌다. 배관으로 연결된 생산설비가 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버려질 뻔한 배터리가 핵심 광물로 다시 태어나는 첫 단계다.

블랙매스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핵심 광물이 포함된 검은색 가루다. 재활용 공정을 거치면 다시 배터리 소재로 사용할 수 있어 '도시 광산'의 핵심 원료로 꼽힌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연간 1만2000톤의 블랙매스를 활용해 탄산리튬 2500톤, 황산니켈 1만2000톤, 황산코발트 3800톤, 황산망간 2000톤을 생산한다. 회수한 유가금속은 전기차 6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김호영 포스코HY클린메탈 경영기획실장은 "주요 유가금속의 회수율은 90% 이상이고 품질 부적합률은 0.1% 미만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산 핵심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제로 세액공제 요건이 강화되면서 재활용 금속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310,000원 ▼16,000 -4.91%)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414,000원 ▼18,000 -4.17%), 삼성SDI(556,000원 ▼36,000 -6.08%), SK온 등 국내 기업들이 폐배터리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사용후 배터리가 새 자원 공급원으로 떠오르면서 리사이클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은 2025년 44GWh(기가와트아워)에서 2040년 3339G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5년만에 약 76배로 급증하는 셈이다. 시장 규모도 2040년 약 2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남서울대 특임교수는 "폐기물 처리를 넘어 핵심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을 안정화시키고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리사이클'로 광물사업 공급망 갖춘 포스코..순환경제 기여 어떻게[르포]

②포스코HY클린메탈 가보니

김호영 포스코HY클린메탈 경영기획실 실장이 전남 순천공장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HY클린메탈
김호영 포스코HY클린메탈 경영기획실 실장이 전남 순천공장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HY클린메탈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의 마지막 단추인 리사이클링을 책임지며 '자원 순환체계(Closed Loop)'를 완성하는 핵심 기업입니다."

지난달 17일 전남광주 율촌산업단지에 위치한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에서 만난 김호영 경영기획실장은 "그룹이 지향하는 '대체불가 자원안보 기업'이자 '공급망 수호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이차전지 핵심소재를 대체할 원료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사용후 배터리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랩에서 핵심 광물을 회수해 고품질의 탄산리튬과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황산망간뿐 아니라 구리 등 부산물까지 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김 실장은 "2023년 5월 초도제품 생산 이후 가동률을 높여 현재 95%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이 해외 광산과 염호에서 리튬과 니켈 등 핵심 광물을 직접 확보하면서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서도 이렇게 답했다. 김 실장은 "광산·염호를 통한 광물 조달이 핵심 원료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원료 조달의 축'이라면 리사이클링은 자원 선순환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의 축"이라며 "재활용 원료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광산부터 배터리 소재 생산과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호주 등에서 확보한 니켈은 계열사로 연결된 자체 공급망을 통해 황산니켈로 가공된다. 실제로 탄자니아와 호주 광산에서 확보한 흑연은 음극재 원료로 활용되며, 콜타르는 포스코MC머티리얼즈에서 침상코크스와 피치 등으로 탄생된다. 이 원료들이 포스코퓨처엠(178,200원 ▼12,100 -6.36%)의 전구체와 양극재, 음극재 생산에도 투입된다.

포스코의 이차전지소재 리사이클. /그래픽=김지영
포스코의 이차전지소재 리사이클. /그래픽=김지영

재활용은 그룹 내 공급망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포스코홀딩스는 폴란드에서 블랙매스(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광물이 포함된 검은색 가루) 전처리 법인(PLSC)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블랙매스가 국내 포스코HY클린메탈로 공급된다. 이어 후처리 공정을 통해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으로 정제된 후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외 업체에 공급되는 구조다. 포스코HY클린메탈이 자원순환체계의 마지막 단추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김 실장은 "비중국 공급망에서 생산된 재활용 광물을 원하는 기업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매년 수요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의 배터리·완성차 업체들이 문의를 주고 있으며,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공장을 방문해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러브콜은 재활용 원료가 전략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은 지난 8월 27일부터 블랙매스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내 구매자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해외 판매는 사전 예외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허용하는 것이다. 포스코HY클린메탈도 예외 승인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앞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이차전지소재 광물·에너지자원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삼는 '트리플코어' 전략을 제시하며 국가 산업 안보와 공급망 강화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실장은 "광물이 채굴되지 않는 한국에서 재활용을 통해 핵심 광물을 생산하고 채굴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그룹과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리사이클 자원강국]<4>다시쓰는 폐배터리(下)

LFP 폐배터리 빠르게 느는데..."뜯을 수록 손해?" 재활용 딜레마

포스코HY클린메탈공장내부
포스코HY클린메탈공장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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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박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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