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KISA 나서" 주장에…금융권 "해킹 조사 주체 늘면 혼선만"

"국정원·KISA 나서" 주장에…금융권 "해킹 조사 주체 늘면 혼선만"

김도엽 기자
2026.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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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기관마다 요청 대응에 실무 혼선 커져"
-금융보안원, 포렌식 전문인력 25명 투입 이어 추가 25명 여력도

금융보안원, 해킹 대응을 위한 주요 보안 인력 규모/그래픽=임종철
금융보안원, 해킹 대응을 위한 주요 보안 인력 규모/그래픽=임종철

금융권 연쇄 해킹을 계기로 국가정보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금융권에서는 현장 조사 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고 원인과 공격 수법을 규명하는 포렌식 전문인력이 금융보안원에 집중된 만큼, 참여 기관을 늘리기에 앞서 실제 조사 역량과 업무량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권 해킹 사태의 후속 조치를 국정원이나 KISA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해킹 피해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금융보안원의 해킹 조사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다.

실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 등의 연쇄 해킹과 관련해 KISA가 신설된 조사 권한을 활용해 선제적인 현장 점검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조정 기능 강화와 개별 금융사의 해킹 원인을 규명하는 포렌식 등 사후 조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른 기관의 참여를 확대한다고 현장 분석 역량까지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보안원은 현재 침해사고 조사·분석을 위한 포렌식 전문인력 25명을 가동하고 있다. 추가 투입할 수 있는 포렌식 인력도 약 25명 확보하고 있다. 별도로 화이트해커 70여명을 보유해 현원 311명의 약 40%가 포렌식과 해킹 등 이번 해킹 사태와 관련해 후속조치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국정원과 KISA의 관련 포렌식 전담인력은 각각 수명 수준으로, 조사 과정에서 민간 보안업체와 협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보안원이 자체 인력으로 수행하던 조사에 여러 기관과 업체가 참여하면 자료 요청과 분석 결과 조율, 보고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벌어진 빗썸 해킹 사고에서도 KISA가 조사 지원에 나섰지만, 실제 분석은 빗썸 자체 인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 경위와 정보의 종류·규모, 거래소 회원 정보 포함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체 인력이 분석의 중심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실제 현재 해킹 사태와 관련해 후속 검증조치가 더디다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 해킹 관련 포렌식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금융회사는 약 20곳이다. 이번 사고는 침해 형태가 유사해 개별 포렌식 작업으로 통상 전문가 1명이 하루 이틀 가량이면 조사가 완료된다.

은행권 등 이미 작업을 마친 곳도 있어, 피해 금융회사 수만큼 신규 조사 부담이 계속 쌓이는 구조도 아니다. 추가 사고가 발생해도 금융보안원에서는 조사를 마친 인력과 예비 인력을 활용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번 해킹사태 피해를 본 한 은행 관계자는 "조사 기관이 늘어나면 같은 자료를 여러 차례 제출하거나 기관마다 다른 요청에 대응해야 할 수 있다"며 "조사 창구를 일원화하고 필요하다면 정보는 기관끼리 공유하는 편이 신속한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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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머니투데이 김도엽입니다. 은행권을 관심 깊게 지켜봅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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