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트렌드]
국내 스타트업, 잇단 투자유치
글로벌 VC 자금 유입도 활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이 글로벌 식품시장의 소비지형을 바꾸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식욕감소로 식사량이 줄면서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고단백 식품을 찾으면서다. 이러한 수요가 단백질바 등 간편식에서 고단백 파스타 등 일상식으로 확대되자 글로벌 VC(벤처캐피탈)들도 관련 식품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닐슨IQ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GLP-1 사용가구는 전체 가구의 4.5%에 불과하지만 2024~2025년 근육건강 관련 효능을 강조한 제품의 매출증가분 중 43%를 차지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고단백 식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진다. 미국 고단백 식품 브랜드 '데이비드프로틴'(David Protein)을 운영하는 메디치브랜즈는 지난 9월 식품 스타트업으로서는 이례적 규모인 2억5000만달러(약 336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2억5000만달러(약 3조260억원)에 달한다.
투자대상도 일상식으로 확대됐다. 미국 고단백 파스타 스타트업 브라미는 지난 5월 3300만달러(약 444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 VMG파트너스는 GLP-1 사용자 증가에 따른 단백질 섭취수요를 투자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간식분야에서도 투자가 잇따른다. 닭가슴살을 활용한 단백질칩을 판매하는 미국 와일드브랜즈는 지난달 S2G인베스트먼츠로부터 4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정주연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GLP-1 확산 이후 소비자의 관심이 지방감량에서 '좋은 근육'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근육이 건강한 삶과 '장수'에 중요하다는 인식도 같이 커지면서 양질의 단백질 섭취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고단백 식품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유입된다. 고단백 파스타·랩·덮밥 등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티너' 운영사 피알티엔과 고단백 스테이크·소시지 등을 판매하는 '탄단단' 운영사 핏플은 올해 나란히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프로틴 클러스터와 두부스낵 등 고단백 간식을 선보이는 애디드바이옴도 지난 8월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GLP-1 사용자 관리와 식품사업을 결합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비만치료제 관리앱 '삐약' 운영사 비비드헬스는 최근 단백질 식품사업을 추진 중이다. 천예슬 비비드헬스 대표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나 어떤 제품을 먹어야 하는지 묻는 삐약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이런 이용자들을 위해 단백질 식품을 개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단백 식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곧바로 스타트업의 투자매력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수석심사역은 "식음료(F&B)산업 특성상 재무적 투자자보다 전략적 투자자의 관심이 더 클 것으로 본다"며 "제품 자체로 새로운 영역을 만드는 것보다는 단백질 식품을 만드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바꾸거나 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