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유리장벽' 된 K전기차④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침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부가 국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제에 현행 '구매보조금' 체계를 '생산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중국·EU(유럽연합)·일본 등은 자동차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전략산업이라는 판단하에 자국 브랜드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 정부도 국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하고 체계가 정교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 정부의 대표 지원책은 구매보조금 제도다. 전기 승용차 기준 국비 최대 650만원, 지방비 최대 300만~650만원(지방자치단체별 상이)을 보조해 구매자 부담을 덜어준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했지만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차도 같은 혜택을 받아 '국산 지원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시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감안하기로 했지만 테슬라는 그대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BYD가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원래부터 높은 가격 경쟁력과 자체 할인으로 실적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국내 생산량에 기초해 세금을 깎아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이 제도 도입 계획을 밝혔지만 적용 대상에 태양광·풍력 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등을 넣고 전기차를 제외했다. 구매보조금과 '중복 지원'을 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정부 대응이 너무 안일하다"며 반발했고, 여야 의원들도 대응에 나섰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전기차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최근 윤후덕(민주당) 의원이 윤한홍 의원과 재차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며 힘을 실었다.
현행 구매보조금 중심 지원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회의록에 따르면 이언주 의원은 최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전기차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며 "미국과 중국은 구매보조 없이 생산보조만 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전기차 생산국가가 어디인지 상관없이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계속 투입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필요했던 구매보조금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전기차의 국내 생산 기반과 일자리를 지키기 어렵게 됐다"며 "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