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DDR4 수급 가장 빠듯"…재활용 메모리 사용 움직임도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제조사들이 AI(인공지능)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역설적으로 구형 D램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이전 세대 제품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4의 가격 상승률이 DDR5를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DDR4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제조사 HBM 쏠림에 구형 D램 공급난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D램 제품 중 DDR4의 수급이 가장 빠듯한 상황"이라며 "내년 DDR4 공급량은 올해보다 약 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DR4는 PC 등에 탑재되는 범용 D램으로 현재 주력인 DDR5의 이전 세대 제품이다.전체 D램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조금 넘는다.
공급난을 부추긴 건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생산축소다. 삼성전자(215,500원 ▲1,000 +0.47%)와 SK하이닉스(1,277,000원 ▲54,000 +4.42%), 마이크론 등이 부가가치가 높은 HBM과 서버용 D램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구형 D램 공급이 줄었다. 특히 HBM은 범용 D램보다 웨이퍼 소모량이 많아 HBM 생산을 늘릴수록 범용 D램 공급이 위축된다. 중국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역시 지난해 DDR4의 단계적 생산 중단 계획을 고객사에 통보했다.
DDR4의 가격 상승률이 DDR5를 웃도는 흐름도 나타났다. 글로벌 IB 바클레이스는 최근 3개월 간 DDR4 계약가격이 24% 상승한 반면 DDR5는 20% 오르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달 계약 가격도 DDR4가 전월 대비 4% 상승해 DDR5(3%)를 보다 많이 뛰었다.

구형 D램 값 뛰자 재활용까지
DDR4 현물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DR4 현물가격은 고점 대비 약 12% 떨어졌으나 내년 말 예상 계약가격 보다는 20%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현물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계약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DDR4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DDR4 가격이 오르자 가격에 민감한 저가 IT 기기 시장에서는 '중고·재활용 메모리'로 눈을 돌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만 메모리 업체 난야테크놀로지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은 높아진 DDR4 가격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지만, 저가 제품군은 메모리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스마트폰에서 주로 발생하던 메모리 재활용이 PC와 서버로 번지고 있으며,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폐기용 DDR4 메모리까지 시장에 다시 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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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난야테크놀로지는 "AI가 촉발한 공급 부족은 2027년에서 2028년 초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인 HBM과 서버용 D램 판매 확대에 더해 구형 D램의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HBM과 서버용 D램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DDR4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격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