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품성 개선과 함께 국내 생산을 뒷받침할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과 중국산의 점유율 격차는 1년새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자고 의견을 모은 배경이다. 국내에서 만든 전기차의 생산 실적에 따라 세금 부담을 덜어주면 현대차(277,500원 ▼9,500 -3.31%)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대응할 여력을 키울 수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 신규 등록된 중국산 승용 전기차는 11만2417대로 전년 동기의 2.2배에 달했다. 중국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5.1%에서 올해 43.5%로 오른 반면 국내 생산 차량 비중은 54.9%에서 48.7%로 떨어졌다. 19.8%포인트(p)였던 격차가 1년 만에 5.2%p로 좁혀진 셈이다.
중국산 전기차와 안방에서 경쟁하는 현대차로서는 차값을 낮추거나 할인을 늘리는게 판매를 끌어올릴 방법 중 하나다. 다만 할인 폭을 키울수록 한 대를 팔아 남기는 이익도 줄어든다. 국내 생산분에 세액공제가 적용되면 이러한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고 절감한 세금의 일부를 구매 혜택으로 돌리면 소비자의 실구매가를 낮춰 판매 회복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전기차 완성차가 공제 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에서 전략 품목을 생산해 판매한 기업에 실적에 따라 세금을 덜어주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6개 분야로 국한됐다. 배터리업체가 국내에서 만들어 판매한 배터리는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빠지게 된 것이다.
정부안과 달리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세액공제 법안 가운데 전기차 등 미래차를 지원 대상에 넣은 법안은 24건에 달한다. 지난달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은 정부안의 공제 범위였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가 내수 시장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며 "국회 세제 논의에서 이것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주요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해 관세와 세제 혜택까지 동원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 없이 시장을 지킨 나라가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감에서 전기차를 공제 대상에 넣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현장 방문에서도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의 세법개정안 심사가 정부와 국회가 공제 범위를 조율할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