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규제 대응하느라 기회 놓치는 K푸드

[광화문]규제 대응하느라 기회 놓치는 K푸드

지영호 산업2부장
2026.1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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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국식 요리, 해외 진출 골든타임
러브콜 받는 프랜차이즈, 국내 규제 대응하느라 해외 뒷전
정부, 규제 강화보다 글로벌에 한국 거리 조성 주도해야

K푸드(상해) /사진=aT
K푸드(상해) /사진=aT

세계인이 K푸드를 식탁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에 도전하고 비비고 만두를 냉동실에 채우더니 이제는 한국식 치킨과 김밥, 떡볶이를 먹으러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류가 호기심을 만들고 음식이 재구매를 이끄는 선순환이다. 머니투데이가 '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기획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한 것도 달라진 K브랜드의 위상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5조9247억원으로 처음 국내 매출을 넘어섰고,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4%까지 커졌다.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매장도 2020년 3722개에서 지난해 4644개로 5년 새 24.8% 늘었다.

다음 기회는 한국의 맛과 운영 방식을 통째로 옮기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다. 한국식 메뉴와 서비스, 인테리어, 배달 시스템까지 세계인이 반할 여지는 충분하다.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고 한국 브랜드를 찾는 지금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절호의 시기다. 관심이 일상이 되고 경쟁 브랜드가 몰려들면 진입 비용은 올라가고 차별성은 옅어진다.

그런데도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시선은 내부를 향해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맹사업법 대응이 가장 급선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점주단체가 본사에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가 응해야 하는데 점주단체 등록 요건이 느슨하다. 가맹점주의 10% 이상이면서 30명 이상이면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본사는 여차하면 최대 10개의 점주단체 협의에 각각 응해야 한다.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대상이다. 점주 권익을 보호하고 협상력을 높이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져 돈을 벌지 못하면 점주에게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식품유통대전(K푸드쇼)에서 청정원 부스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비빔국수를 시식하고 있다.    'K분식, 세계의 식탁으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분식, 식음료, 외식 프랜차이즈, 건강기능식품 등 K푸드를 대표하는 40여개 대·중소기업이 참가했다. 2026.6.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식품유통대전(K푸드쇼)에서 청정원 부스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비빔국수를 시식하고 있다. 'K분식, 세계의 식탁으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분식, 식음료, 외식 프랜차이즈, 건강기능식품 등 K푸드를 대표하는 40여개 대·중소기업이 참가했다. 2026.6.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소송이라는 또 다른 족쇄도 있다. 한국피자헛은 점주 94명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대법원 패소가 확정됐다. 계약서에 구체적인 합의가 없는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판결은 업계 전반에 유사 소송의 불씨를 댕겼다. 사법행정 지연으로 벌이가 줄어든 변호사 업계는 영세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을의 싸움'을 부채질한다. 사회적 비용만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점주와 본사가 대립해야 성장하는 산업이 아니다. 상생은 프랜차이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제다. 상생 제도가 기업의 성장 기회를 잠식해서는 안 된다.

점주와의 법적 다툼부터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맹본사는 해외에서 브랜드를 함께 키우자는 러브콜이 와도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다. 선점이 경쟁력인 글로벌 시장을 외면하고 과거 계약의 책임을 두고 시간을 허비하는 꼴이다. K푸드 앞에 열린 문은 영원히 열려 있지 않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내부 갈등을 수습하느라 흘려보낸다면 세계 시장은 다른 나라 브랜드의 차지다. 이미 'K푸드 위장 간판'을 단 중국 짝퉁 브랜드가 한국기업인 양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해외 진출 독려 만으로 K푸드의 글로벌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제안한 패키지 진출 전략은 고려해봄직 하다. 일례로 해외에서 가장 뜨거운 K뷰티의 선봉장 올리브영이 특정 거리에 깃발을 꽂으면 주변으로 K프랜차이즈가 무더기 진출을 하는 방식이다. 로스앤젤레스에 홍대를, 런던에 명동을, 호찌민에 성수동을 옮겨놓는 상상력이다. K푸드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지금, 정부는 규제의 문턱을 높이기 보다 세계로 나가는 걸림돌을 치우는 일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한류가 깔아놓은 길 위에 K푸드가 우뚝서는 모습을 기대한다면 말이다.

(서울=뉴스1)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를 방문해 케이-푸드 코너에서 직접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를 방문해 케이-푸드 코너에서 직접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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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2026년부터 산업2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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