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자율성 부여'가 핵심인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여당이 강행처리함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 학내에서도 이를 둘러싼 갈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대 법인화 법...'자율성'부여가 핵심
법인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서울대는 법률 공포 후 1년이 지나는 2012년 정부로부터 독립해 설립등기 절차를 거쳐 법인으로 전환된다. 그동안 서울대는 국립대학으로 정부조직과 유사한 법적 지위였다.
하지만 독립 법인으로 전환되면 인사·재정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총장 선출방식도 현행 직선제에서 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 이사회 선임, 대통령 임명을 거치는 간선제로 바뀐다.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되는 이사회는 총장과 부총장 2명,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1명, 기획재정부 차관 1명, 평의원회 추천자 1명 등 7명~15명으로 구성되며 외부인사가 절반 이상이 돼야 한다.
정부 재정지원은 법인화 이후에도 지속된다. 장기차입을 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으며 교육 및 연구 사업에 지장이 없는 한 수익사업도 벌일 수 있다.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공유 재산은 학교 운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무상 양도 받는다.
교직원은 법인 소속 교직원으로 신분을 바꿀 지 선택할 수 있으며 5년 동안 공무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법인 교직원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의 적용을 받지만 법인 설립 당시 공무원 신분일 경우 본인이 원한다면 20년 동안 공무원 연금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여·야 극한 대치 속 법안 통과 논란...학내 갈등도 여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내년 예산안과 함께 법인화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과정에서 상임위 의결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인화 법안은 지난 1년 동안 야당의 반대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돼 있었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법인화를 둘러싼 찬·반여론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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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교수협의회와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법인화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에서 "법인화는 대학에 기업식 효율성을 강요하는 것이며 연구 및 교육의 자발성을 훼손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서울대는 이날 법안 통과 후 보도자료에서 "법인화는 정부조직이 갖는 경직성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자기성찰로 창조적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어 "법인화를 계기로 기초학문 발전에 더욱 매진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무 강화 및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 최소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