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연내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완성 로드맵을 발표한다. 유보통합의 성패는 재원 마련 방안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이 바뀌는 데다 지방자치단체와 재정 통합도 마무리되지 않아 현실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2030년 유보통합 완성을 위한 로드맵을 내놓는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보육 격차를 줄이는 방안과 유치원 교사·보육교사의 자격 체계 통합 방안, 재정 통합 계획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유보통합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정책이다. 0~5세 영유아가 어느 기관을 이용하든 동일한 수준의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부가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재정 통합이다. 유보통합을 위한 재정 통합은 아직 절반만 이뤄졌다. 2023년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던 영유아보육 업무와 관련 예산은 교육부로 이관됐지만 지자체가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업무와 예산은 여전히 시·도교육청으로 넘어오지 못했다.
문제는 지자체가 예산 이관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지자체가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예산 규모를 연간 약 5조원으로 추산한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어린이집 예산은 크게 '일반보육' 예산과 '특수보육시책' 예산으로 나뉜다. 일반보육 예산은 국비에 일정 비율로 매칭되는 지방비다. 특수보육시책 예산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춰 자체적으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특수보육시책 예산은 급·간식비와 교재·교구비,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등 정부 지원만으로는 부족한 주요 보육 서비스를 보완하는 데 쓰인다.
교육부는 유보통합을 완성하려면 이들 예산도 모두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자체는 유보통합 이후 어린이집 업무가 교육청으로 넘어가는 만큼 관련 예산도 교육청이 새롭게 편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보육 업무가 더 이상 시·군·구의 업무가 아니라 기존 예산을 교육청으로 넘길 이유도 없다는 논리다. 특히 국비 매칭과 무관한 특수보육시책 예산까지 이관하는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어린이집 관련 권한과 예산은 여전히 상당 부분 지자체에 남아 있다.
김이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은 "유보통합이 진전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보육 예산을 통합 이후 누가 부담할 것인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자체와 소통했을 때도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넘기고 싶어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보통합을 완성하려면 결국 국가가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교육부 예산이나 교육교부금으로 유보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력이 충분치 않다. 특히 내년부터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이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에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시·도교육청은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 사정도 다르지 않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대표적인 격차인 급·간식비 지원을 통일하는 데만 연간 956억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교육부는 내년도 예산안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유보통합의 가장 기본적인 지원조차 교육부 자체 재원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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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교육교부금을 확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비율을 현행 20.79%에서 21.79%로 1%포인트(P) 높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내국세 연동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과 정반대되는 방향의 입법이다. 여당 사무총장인 한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유보통합으로 추가되는 재정 수요에 대응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보통합을 위해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재정 마련 방안 없이 지자체 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하기는 어려운 만큼 로드맵에서도 재정 대책을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의 교육교부금 확대 법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