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부터 대학생까지…마음 돌볼 '초록처방'에 10만명 몰렸다

학교 밖 청소년부터 대학생까지…마음 돌볼 '초록처방'에 10만명 몰렸다

정세진 기자
2026.10.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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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도시농업박람회', 지난 16~17일 서울숲서 개최…청소년·대학생·직장인 등 '치유농업' 체험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이화여대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즈./사진제공=스푼걸즈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이화여대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즈./사진제공=스푼걸즈

"상추 키워서 비빔밥 해 먹고 김장을 위해 배추 4포기를 심었어요."

이화여대 경영학부 3학년 박채하씨(23)는 학교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즈' 회장이다. 박씨와 17명의 스푼걸즈 회원들은 학교 캠퍼스의 작은 텃밭을 가꾸는 '농부'다.

지난 16~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2026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부스를 차린 이들은 EM(Effective Micro-organisms)원액(미생물을 배합해 만든 용액)과 작물 씨앗이 담긴 키링을 방문객에게 나눠줬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2학년 이수아씨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충남 당진에서 농사를 짓는데 서울로 대학을 온 뒤 나도 농사를 짓고 싶어서 동아리에 가입했다"며 "매주 화요일 오후에 모여서 밭을 가꾸고 물 당번을 정해 수업 시간 사이에 물을 준다"고 했다.

서울도시농업박람회의 올해 주제는 '치유농업'이다. 치유농업은 수확이 목적이 아니다. 농업활동을 하면서 얻는 정서 안정과 심리, 인지 치료 효과, 협업을 통한 사회성 증대 등을 추구한다. 몸과 마음, 건강의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박씨는 "학교 텃밭을 가꾸는 데 재능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취업에 도움이 안 돼도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씨앗을 사서 심고 막걸리에 설탕을 섞은 천연비료를 만들어 뿌리는 과정이 학업 스트레스와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다고 한다. 올해 2학기 초 10명의 신입회원을 뽑기 위해 공고를 내자 50여명이 지원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들. /사진=정세진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들. /사진=정세진 기자
서울 동자구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옥상에 텃밭을 조성중인 청소년들. /사진제공=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서울 동자구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옥상에 텃밭을 조성중인 청소년들. /사진제공=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스푼걸즈 부스 옆에는 만 9~24세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 학습, 진로와 자립을 지원하는 서울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부스가 자리 잡았다. 청년 인턴과 청소년들은 직접 키운 루꼴라로 베이글을 만드는 체험을 진행했다. 신다예 센터 팀장은 "인턴들이 직접 박람회 활동을 기획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식물을 키우는 것도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는 활동 중 하나"라고 했다.

센터 옥상의 텃밭은 시 농업기술센터의 치유농장 조성사업을 통해 꾸몄다. 농업기술센터는 매주 강사를 보내 허브차 만들기, 꽃 심기, 텃밭 가꾸기 등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서울시도 반려 식물 보급사업을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과 부모,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커피나무, 클루시아 등을 지원했다. 신 팀장은 "집안에서 주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효능감을 느끼고 정서적 치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상 속 '초록처방' 치유농업/그래픽=김다나
일상 속 '초록처방' 치유농업/그래픽=김다나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듯 이틀간 약 10만여명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박람회장에는 집·학교·사무실·돌봄시설 등 생활공간별 도시농업 모델도 전시했다. 직장인 김민경씨(30)는 "경기도에 살다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데 방이 좁고 햇빛이 잘 안 들어서 식물을 많이 못 키우고 있다"며 "푸릇한 식물들을 보니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반려 식물과 텃밭이 시민들 일상에 초록 쉼표가 돼 '일상에서 외로움 없는 행복한 서울'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도시농업 정책을 펼쳐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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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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