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으로 흐르는 반도체 머니] ②
![[화성=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부가 이달 1일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시행한 이후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지만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의 호가는 20억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GTX-A 개통과 삼성전자 주택자금 대출지원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6.07.21. kmn@newsis.com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013591348362_1.jpg)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로 향하는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키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황을 타고 동탄·분당·영통 등 경기 남부 아파트값이 급등한 반면 강남권 집값은 조정받으면서 가격 격차가 좁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과 사내 주택자금 대출까지 더해지면서 강남권 주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강남3구 집합건물을 매수한 화성시 거주자 297명 가운데 67.0%(199명)가 화성 동탄구 거주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남3구 집합건물을 매수한 화성시 전체 거주자(237명)의 약 84%에 달하는 규모다.
올 1~9월 서울을 제외한 전국 거주자 가운데 강남3구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매수한 지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나타났다. 분당구 거주자 589명이 강남3구 집합건물을 사들였고 이어 성남 수정구(300명), 화성시(297명), 하남시(271명), 용인 수지구(270명) 등의 순이었다. 강남 3구 아파트 쇼핑 상위권이 사실상 경기 남부 거주자들로 채워진 셈이다.
이들 지역은 올해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16.19%, 성남 분당구는 16.01%, 용인 수지구는 15.56% 상승했다. 지난 2월부터 구별 집계를 시작한 화성 동탄구의 누적 상승률은 20.14%에 달한다.
반면 강남3구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주춤하고 있다. 올해 누적 아파트값 변동률은 강남구 -0.95%, 서초구 0.81%, 송파구 4.72%에 그쳤다.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 8.49%은 물론 경기 전체 평균 5.97%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한동안 뜸했던 강남권 매매 거래는 최근 들어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538건으로 전월(355건)보다 51.5% 증가했다. 서울 전체 신청 증가율(24.1%)의 두 배를 웃돈다. 경기 남부 집값은 크게 오른 반면 강남권 집값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갈아타기 수요를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구매력 확대도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223,500원 ▲12,000 +5.67%)와 SK하이닉스(1,294,000원 ▲71,000 +5.81%)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으로 반도체 종사자들의 자금 여력이 커진 데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의 저금리 사내 주택자금 대출도 시행됐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에게 주택 매매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지원하고 있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집을 매수하는 갈아타기에도 활용할 수 있어 주택 매수 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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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으로 불어난 자금이 경기 남부를 넘어 강남3구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강남권 집값을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와 경기 남부의 집값 격차가 좁혀지면서 광교나 동탄에서도 자금을 조금만 더 보태면 강남 진입이 가능해지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성과급과 사내대출로 늘어난 유동성이 경기 남부 집값을 끌어올리고 다시 강남권으로 향하는 갈아타기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강남 집값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