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왜 좌절하나]⑪30대초, 결혼건수 증가에도 미혼율은 매년 증가
서울·부산·광주 대도시일수록 미혼율 높아

최근 출산율이 반등 추세지만 출산 전단계로 여겨지는 결혼 문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결혼적령기로 여겨지는 30대초반에서 미혼율이 매년 상승하면서 인구 감소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인구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결혼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에코붐 세대 '30~34세' 편입됐지만 미혼율 67%
2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0~34세(1995~1991년생)의 미혼율(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비율)은 67%로, 조사를 시작한 2022년 이후 3년 만에 4%포인트(P)가 증가했다. 남성은 75%, 여성은 59%로 각각 3%P, 6%P가 증가했다.
우리나라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85세, 여성 31.62세였지만 실제 30대 초반은 결혼하지 않은 인구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삶이 팍팍해지면서 결혼 하기가 더 쉽지 않아진 사회 풍토가 반영된 것이다. 월급으로 월세를 내기에도 빠듯한 현실이 청년들을 결혼 포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0~34세 남성의 혼인건수는 9만9000건, 여성은 9만5000건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또 인구가 많은 에코붐세대(1991~1995년생)가 30대로 완전 편입되면서 30~34세 인구 모수가 전년 대비 5만3600명(1.6%) 가량 늘어난 영향이 있다.
미혼율은 대도시일 수록 높았다. 17개시도 중 서울 미혼율은 77%로, 남성과 여성 모두 82%, 73%로 독보적으로 높았다. 2위는 부산(평균 70%, 남성 77%, 여성 63%), 3위는 광주(67%, 75%, 59%) 4위는 대구(67%, 75%, 57%)였다. 우리나라에서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평균 미혼율은 65%로 6위이며 남성은 73%, 여성은 56%였다.
'남초'인 비수도권은 미혼율 자체는 전국 평균보다 낮았지만 남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경북은 남녀 미혼율 격차가 24%P(74%, 49%)로 가장 컸고, 울산·충남도 각각 23%P 벌어졌다. 울산 남성은 미혼율은 72%, 여성은 49%였고 충남 남성은 71%, 여성은 4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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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분위기는 34~39세도 비슷하다. 지난해 34~39세 미혼율은 40%로 2022년 대비 6%P가 올랐다. 남성은 48%, 여성은 32%였다. 역시 서울은 미혼율이 51%로 유일하게 절반을 넘었다. 남성은 56%, 여성은 45%다.

대통령도 이제는 "미혼 청년 지원" 지시
이렇게 매년 미혼율이 높아지는 것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024년 진행한 '결혼, 출산, 가족 관련 국민인식 및 가치관' 조사(19~49세)에 따르면 여성, 40대, 농어촌, 학력이 낮을수록, 임시직 및 일용직, 저소득가구일수록 결혼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특이점으로는 600만원 이상 고소득자도 결혼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무배우자 중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에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유'(1순위 기준)를 묻자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해서가 4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거비용을 마련하지 못해서가 20%, 아직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해서가 19.5%였다.
김은정 보사연 부연구원은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선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만남의 기회 축소, 결혼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수도권 등에서 높은 주택 가격과 주거비 부담은 경제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4일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육아부담은 결혼과 출산을 한 사람의 문제"라며 "결혼을 못하거나 출산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출산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과제가 됐다"며 "사회공동체가 (무엇을) 책임져야 할지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결혼 핸디캡(걸림돌)을 없앤 것이 괄목할만한 정책 성과였다면 이제는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해 줄 차례"라며 "에코붐 세대가 30대에 머물러 있는 동안 일자리, 지역살리기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