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美,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규탄' 빠진 北 미사일 대응
쿠팡 문제·대미투자 등 현안이 '패싱' 원인이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대북 유화책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진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가 작동할 중요한 기회라고 보고 있지만 '한국 패싱' 우려도 커진다.
23일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이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20일 오후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십여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300여km를 비행했다.
북한의 이같은 무력도발에 대해 한반도를 관할하는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지난해 성명에 포함됐던 '규탄(condemn)',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unlawful and destabilizing acts)' 등의 표현이 전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두천=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가 조기 종료되는 21일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8.21. kmn@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313142276821_2.jpg)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지난 21일 훈련 시작 5일 만에 종료됐다. '대북 반격' 시나리오를 연습하는 2부 훈련이 취소됐다.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도 14건 중 7건은 주중 진행할 예정이지만 7건은 순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밤 담화를 통해 훈련의 축소에는 관심이 없고, 훈련 자체가 이뤄진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했다는 데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양국 정상의 '훌륭한 관계'를 거론했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로 제시하는 조건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제재 등 '적대시 정책' 철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이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헌법상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지시는 "적대적 상황을 뚫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북한이 말하는 (북미 대화의)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응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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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0일(현지시간) 북한은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발언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선 '선(先) 핵중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한국이 중동전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방위를 적게 분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 또한 연합훈련 축소를 두고 한국이 '전쟁놀이'를 못하는 처지에 이르렀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한미 간의 불화를 의식하고 미국의 한국을 향한 비판적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사자성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한국은 정전협정의 실체적 당사자이고, 세계 강대국 반열에 오를만한 나라로 한미동맹도 견고하다"며 "북미 회담이 한국 없이 이뤄진다는 건 우리 스스로를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소통할 수 없는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하다. 하지만 외교·안보 사안도 거래로 받아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 사태, 대미투자 이행, 정보통신망법·온라인플랫폼법 등 한미 간 불협화음의 원인이 되는 현안을 문제 삼는다면, '패싱'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화 시작점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것도 있었지만,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며 "한미 관계를 전부 비용의 문제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정부가 한반도 정세 영향력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한미 관계를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