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쉬었음' 청년 70만, 커지는 '공석비용' ①일자리 미스매치의 대가

우리나라 '쉬었음' 청년(20~30대)이 7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산업현장엔 46만개 이상의 빈 일자리가 있다.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가 심화하면서 기업에 일 할 사람이 없어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외주비 증가 등 '공석비용(Cost of Vacancy·COV)'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숨은 비용이란 지적이다.
29일 고용노동부의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 산업의 부족인원은 46만6989명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 300인 미만 사업체의 부족인원이 약 42만명으로 90%를 차지했다. 부족인원이란 사업체가 정상적인 생산과 경영, 고객 주문 대응 등을 위해 현재보다 더 필요하다고 응답한 인원을 뜻한다.
해외 HR(인적자원)업계에선 이같은 직원 공백으로 발생하는 △생산 차질 △매출 감소 △납기 지연 △외주비 증가 △기존 직원의 초과근무 △반복적인 채용·교육 비용 등을 '공석비용'으로 정의하고 관리한다. 사람이 비어 있는 동안 기업이 부담하는 직·간접 비용을 뜻하며 미국의 HR 전략가 존 설리번이 직원 공백으로 발생하는 손실도 기업이 관리해야 할 비용이란 개념을 정립했다.

머니투데이가 미국의 공석비용의 대표 공식을 토대로 한국생산성본부(KPC)의 전 산업 1인당 노동생산성(9만5351달러)과 전 산업 부족인원을 적용해 추산한 국내 산업의 공석비용은 연간 약 62조원으로 나타났다. 직원 1명의 연간 노동생산성을 연간 근무일(예컨대 250일)로 나눠 하루 생산가치를 구한 후 여기에 공석기간(250일)을 곱해 직원 1명의 공석비용을 산출, 이를 전체 부족인원(46만6989명)에 곱하면 된다.
이는 생산성만을 적용한 추정치로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외주비와 초과근무수당, 기술 개발 지연, 채용·교육 비용, 수주 포기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반영하면 공석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인력이 절실한 제조업에는 더욱 현실적인 문제다. 전 산업 가운데 제조업의 부족인원(9만6077명)이 가장 많은 데다 국내 제조업체의 97%가 중소기업이라 인력 공백의 부담이 중소 제조업 현장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15만8335달러)을 바탕으로 이 공식을 반영해 추산하면 제조업에선 약 21조원의 공석비용이 발생한다.
정광천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은 "적기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발생하는 공석비용은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제는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할 정교한 정책 지원과 매칭 인프라를 통해 기업들이 오롯이 혁신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