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KTX와 SRT 통합에 따라 다음 달부터 KTX 요금이 10% 낮아지는 것과 관련해 '교통 양극화' 우려를 제기했다. KTX 요금 인하가 고속·시외버스 경쟁력을 떨어뜨려 고속철도가 지나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간 교통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단 우려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고속철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에서 요금까지 낮아져 고속철도 표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단 점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고속철도 통합에 따라 요금을 내리면서 '교통 양극화'를 격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에스알(SR·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코레일은 공정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운임 및 좌석공급, 서비스 관련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사업계획에 따라 두 회사 통합이 완료되는 9월부터 코레일은 KTX 노선 요금을 SRT 운임과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10% 인하한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조치지만, 이 대통령은 크게 3가지 지점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핵심은 교통 양극화다. 고속철도가 가격 대비 효용이 높다 보니 고속버스, 시외버스 이용객이 감소하며 지역을 연결하는 버스 노선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해서다.
이 대통령은 "고속철도역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은 더 편하고 싸게, 빠르게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은 시외버스, 고속버스가 많이 사라져 시내 완행버스를 타고 철도를 타러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일종의 교통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고속철도 표 구하기 전쟁'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 등으로 가뜩이나 KTX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까지 내리면 고속철도표를 구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단 지적이다.
아울러 코레일의 만성적인 적자 문제도 있다. 실제 코레일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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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고속철도를 통합하며 요금을 올린 것도 아니고, 중간쯤으로 한 것도 아니고, SRT 수준까지 내려버리면 결국 철도(코레일) 적자가 늘어나지 않겠냐"며 "국민들께 싼 (요금의) 철도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코레일의) 적자가 누적되면 결국 세금으로 때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 발언으로 KTX 요금 인하 방침이 당장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 역시 "이미 벌어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 대통령은 "향후라도 국가 공기업, 지방정부 공기업 등의 (기업결합을) 민간기업과 똑같이 처리하는 게 맞는지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공기관, 공기업 등은 경영 과정에서 이미 정부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고속철도 운임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정경제부 장관과 협의해 지정·고시한 운임 상한을 초과할 수 없다. 운임을 변경하기 위해선 국토부 장관의 신고수리가 필요해 코레일이 임의로 인상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1년 뒤에는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년 후 공공기관 평가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해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KTX 요금 인하에 따라) 고속버스 쪽에 미치는 영향이 있고, 국민들이 표를 못구하는 난이 가속화될 수 있어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