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감사원, '국조특위 후속조치 TF' 조사결과 발표
통계감사 과정서 '고압적 언행, 진술강요" 확인
휴대폰 포렌식 동의 않자 "빈 방 가서 생각하라"
TF 피조사자들 조사 결과 부인 "결코 동의못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호철 감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있다. 2026.08.1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713172350001_1.jpg)
윤석열 정부 감사원의 문재인 정부 국가통계 및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의혹 감사 과정에서 강압 조사와 위법한 디지털포렌식 등이 이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등 10명에 대한 내용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아울러 통계감사팀 소속 9명은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감사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는 27일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 당시 통계 및 서해 감사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달 29일 TF를 발족해 조사에 착수했다.
TF 조사결과 감사원 통계감사팀이 전 청와대 및 국토교통부 관계자를 문답 조사한 77일 중 41일(53.2%)간 고압적 언행과 진술 강요, 문답서 허위 기재, 소명기회 제한 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감사팀은 79명을 상대로 387차례 문답 조사를 했고 이 중 13명은 10차례 이상 조사했다. 최대 25차례 조사를 한 사례도 있었다.
한 감사관은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특별조사국은 다르다. 협조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윗선에 대해 제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다 뒤집어쓴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관이 상급자의 지시 여부를 부인하자 "통계조작이나 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단죄하려고 감사관을 한다"며 고성을 지른 점도 확인됐다.
통계감사팀이 피감사자가 하지 않은 진술을 문답서에 적거나 다른 사람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사례도 있었다. 한 감사관은 국토부 간부가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답하자 "숨기지 마라" "발뺌하지 마라"고 압박하고 과거 피감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거론했다고 한다. 이후 실제 진술하지 않았음에도 윗선에 대한 부담으로 주택통계가 왜곡됐다는 취지의 답변을 문답서에 기재하고 당사자의 수정 요구도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돌보던 피감사자를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인 사례도 드러났다. 모두 6차례 문답 조사 중 대부분 조사가 자정을 넘겨 진행됐다. 하루 20시간 이상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피감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자정이 넘어 야식으로 치킨을 먹은 뒤 문답을 재개해 피감사자가 새벽 6시9분 귀가하는 일도 있었다.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도 강압과 절차 위반이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통계감사팀은 35명의 휴대폰·PC 등 정보저장매체 87개를 대상으로 64차례 포렌식을 실시했다. 이 중 32개는 개인 소유의 사적 매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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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피감사자가 휴대폰 포렌식에 동의하지 않자 감사관은 "동의하는 것이 본인에게 좋을 것"이라며 "빈방이 있는데 거기 가서 생각해보라"고 압박했다. 결국 피감사자는 빈방에서 수첩에 '참을 인(忍)'자를 30~40분간 쓰다가 결국 포렌식에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팀은 피감사자가 제출에 동의하지 않은 개인 휴대폰 복제본 17개도 폐기하지 않고 임의 보관했다. 이후 대전지검이 포렌식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수사와 관련 없는 자료를 걸러내지 않은 채 복제본 전체 1.1테라바이트(TB)를 넘겼다. 여기에는 수사와 무관한 가족관계증명서와 카드사용내역 등 사생활 정보가 다수 포함됐다.
수사요청서 작성 과정에서 증거 검증 절차도 사실상 무력화됐다. 감사팀은 늦어도 2023년 9월까지 수사 요청을 하라는 유병호 전 사무총장 등의 방침을 받은 상황에서 직원들로부터 증거서류 양이 많아 오래 걸린다는 보고를 받자 증거서류 등록 및 연결 등 절차를 생략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관련자들은 해당 방안이 최 전 원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문답서에서 삭제·변경됐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진술이 수사요청서에 인용되는 등 수사요청서와 증거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의심 사례를 포함해 51건 발견됐다. 행위자 확인 없이 추측성 진술을 토대로 지시행위를 단정하는 등 증거가 부족한 사례도 의심사례 포함 169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사요청서는 2023년 9월 전직 장관급 5명 등 고위공직자 12명을 직권남용과 통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으로 검찰에 전달됐다.
서해 감사에서도 포렌식 복제본을 폐기하지 않고 검찰에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해감사팀은 PC 390대와 휴대전화 2대의 복제본에 대한 자료선별을 마치고도 이를 폐기하지 않았다. 이에 가족관계증명서와 연말정산·카드 내역 등 사생활정보가 포함된 복제본이 검찰에 제공됐다. 긴급포렌식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해경 관계자 2명의 개인 휴대폰을 포렌식 해 배우자와 주고받은 사적 메시지까지 수집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TF 조사를 받은 일부 직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통계감사 과정에서 피감사자들에게 강압적인 조사나 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나아가 당시 감사와 수사 과정을 검찰과의 공모로 규정하거나 검찰이 사실을 왜곡해 조작기소를 한 것처럼 평가하는 데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조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통계감사는 집값이 폭등하는 국민적 체감에도 불구하고 정부 통계는 전혀 다르게 공표된 원인을 확인한 것으로 국민의 시각에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것"이라며 "TF의 조사는 강압조사와 진술 조작이라는 정해진 결론에 따라 진행됐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