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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 가상자산 거래 과세 시행을 예고했으나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단 한곳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과세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스템 개발이 미뤄진 것이다. 여기에 해외거래소의 소득정보 확인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가상자산 과세가 또한번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정부와 거래소는 49차례 과세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과세 시스템을 마련한 거래소는 없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국세청에 가상자산 과세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보고한 이후 이달까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빗썸은 과세 시스템의 필요성·구조를 검토했지만 법령·서식 등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단계별 준비기간을 병행하더라도 시스템 개발을 위해 최소 6~9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과세당국의 테스트 환경이 마련된 시점부터 △세부 요건 검토·확정 2개월 △시스템 설계·개발 4개월 △데이터 정합성 검증과 과거자료 이관 2개월 △과세당국 연계시험 및 통합테스트 2개월 △이용자 검증과 장애대응 훈련·안정화 1개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2027년 거래 소득에 대해 2028년 5월 신고분부터 검증한다는 입장인 만큼 과세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 내년 1월 과세 시행 시점을 넘기는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코인원 역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논의는 진행한 바 있으나 작업 착수는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두나무)는 거래명세서와 집계표 항목 확정 이후 개발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고, 코빗은 내년 3월 31일까지 성능시험과 인터페이스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팍스(스트리미)는 시스템 설계 방향성을 초기 검토하는 단계다.
아울러 거래소들은 박수영 의원실에 구두로 "대규모 과세 시스템을 짧은 기간에 구축할 경우 충분한 보안·성능·장애복구 검증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검증·안정화를 위해 약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준비가 미흡할 경우 거래자료 누락이나 비거주자·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 및 조세조약 적용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해외 거래소의 소득정보 확보에도 시차가 벌어진다. 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정보교환에 참여하는 국가는 한국·일본·영국 등 46개국이다. 내년 과세 시행 시 대상국의 약 43%와는 CARF를 통한 정보교환이 어렵다고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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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인프라 부족 문제가 드러나면서 야권에 이어 여권에서도 시행 연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소득 과세 시행일을 내년에서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추는 취지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과세 준비 부족이 2020년 법제화 이후 네 번째 유예의 충분한 근거가 되는지를 놓고 정치권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