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방패삼아 막아낸 시민들… 대형 상업시설 위기대응 '구멍'

의자 방패삼아 막아낸 시민들… 대형 상업시설 위기대응 '구멍'

김완렬 기자, 박상혁 기자
2026.10.1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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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대응 매뉴얼 기준 없어… 전자발찌 관리·감독도 도마에

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사진=뉴스1(사진제공=독자 제공)
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사진=뉴스1(사진제공=독자 제공)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약 5분간 건물 여러 층을 오가며 흉기를 휘둘러 시민 10명이 중경상을 입혔지만 피의자를 막은 건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었다.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 신설과 전자발찌를 통한 관리·감독에도 범행을 막지 못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의 안전관리와 강력범죄 예방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의자인 50대 남성 A씨는 전날 오후 1시44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 들어섰다. 건물에 들어간 A씨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이동했다.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범행을 시작하기 직전 양손에 흉기를 쥐고 손과 흉기를 테이프로 감아 고정했다.

흉기를 든 A씨는 1시48분부터 2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B양(19)을 포함해 식사 중이던 시민 등 7명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 3층으로 이동한 A씨는 C씨(69) 등 3명에게 추가로 범행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을 경찰과 시민들이 의자 등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경찰청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을 경찰과 시민들이 의자 등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경찰청

약 5분 동안 2~3층을 오가며 벌어진 흉기난동으로 시민 10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B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고 응급 수술 이후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아직 의식을 회복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멈춰 세운 것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었다. 상인과 이용객들은 A씨를 향해 의자를 던지는 등 직접 제압에 나섰다.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4층으로 이동하다 시민 5명에게 붙잡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오후 1시53분쯤 사건 발생 약 5분만에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이번 사건은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했지만, 범행을 제지할 보안인력이나 위기상황 대응 매뉴얼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현행법상 대규모점포 운영자는 소비자 안전유지 의무가 있지만 보안요원 배치 등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상동기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2023년 46건 △2024년 42건 △2025년 39건으로 매년 40건 안팎 발생했다.

2023년 7월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는 30대 조모씨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같은해 8월 경기 성남 서현역에서는 20대 최모씨가 백화점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잇따른 흉기 난동을 계기로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소지하고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처벌하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신설됐다. 그러나 처벌 규정 신설만으로는 범행을 사전에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 역시 지난달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법이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려면 처벌의 엄격성뿐 아니라 법집행의 확실성, 처벌의 신속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흉기를 숨겨 범행을 계획하는 경우를 미리 예방하기는 쉽지 않아 법 신설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과거 살인미수 혐의로 복역한 A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행했다. 특히 범행 불과 1시간여 전까지 보호관찰관과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감독을 받는 대상자가 보호관찰관과 만난 직후 범행했다는 점에서 위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교수는 "보호관찰관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며 "보호관찰관 대상 범죄심리학 교육을 강화하고 인력 부족 여부 등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A씨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사진=뉴스1.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A씨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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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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