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후 첫 사건 피의자를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중수청 일각에선 '1호' 사건이라고 내세우는데 주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법조계에서도 단기적으로 보여주기식 성과보다는 당장 부족한 인력과 체계를 갖춰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중수청 마약수사국은 전날 대마 약 2.5㎏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 동남아 국적 A씨를 구속했다. 지난 2일 중수청 출범 이후 첫 구속 사례다. 수사팀은 A씨를 긴급체포한 뒤 17일 인천지방공소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공소청의 청구를 거쳐 인천지법이 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구속은 중수청 첫 구속 사건이나 대외적으로 '1호' 사건이라고 부르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내부 시각도 있다. 실제 이 사건은 김지용 중수청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진행됐다. 김 청장은 지난 15일 임명안 재가를 거쳐 16일 첫 출근했다. 수사팀은 이달 초 대마 밀수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의 이동 경로를 따라 실제 수령자를 추적하는 '통제배달' 방식으로 A씨를 검거했다. 중수청은 사건의 증거관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신병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구속 절차를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이날 출근길에 첫 구속영장 발부 사건이 나온 것에 대해 "현재 인력으로도 어느 정도 수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서두르기보다 현장에서 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여건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여주기식 '1호' 사건에 목매지 말고 인력 충원과 함께 일선 수사팀이 겪는 업무상 어려움을 파악하고 시설·전산망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인력을 얼마나 충원했는지뿐 아니라 일선 수사팀의 업무가 어디서 막히는지 확인하고 시설과 전산망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며 "수사 속도를 높이라는 주문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여건부터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으로 출범했다. 정원보다 974명 부족하다. 필요한 분야에 인력을 제때 배치해 사건 처리 공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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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출범 당시 사건 접수·배당·이첩 등 필수 기능을 우선 개통했다. 사건 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 개통할 계획이다. 수사가 확대되기 전에 기록을 작성·관리하고 다른 기관과 주고받는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김 청장이 꾸준히 조기 안착을 강조했다. 출근 첫날 '조기안착전담TF' 구성을 지시한 데 이어 이날 첫 도어스테핑에서도 "빠른 시간 내 중수청을 안착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많은 사건이 접수될 것이고 그러려면 중수청은 빨리 조기 안착해야 한다. 걱정하지 않도록 제자리를 빨리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