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증거의 증명력 판단에 있어 경험칙·논리법칙에 어긋날 경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도 파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종합감사에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이 오세훈 시장의 2심 판결에 대해 명태균의 증언을 배척한 판단이 경험칙·논리법칙에 어긋난다 판단할 경우 (무죄 판결을) 파기할 수 있나"라고 질문하다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증명력이 인정된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의심으로 예측하는 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인지"라고 질문했다. 오 시장 재판을 심리한 1심 재판부가 명씨의 진술 중 일부를 인정해 일부 유죄 판결을 내린 반면, 2심에서는 명씨의 진술을 전부 배척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노 처장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면 그렇다"고 답했다. 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판단에 맡기는 원칙을 말한다.
상고심 판결 기한도 지적됐다. 김 의원이 "오 시장 상고심도 (이재명 대통령 상고심과 마찬가지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거냐"며 "내년 2월까지 상고심 확정돼야 4·7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같은 논리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노 처장은 "담당 재판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5월1일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을 36일 만에 파기환송 판결을 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취지로 문제 삼은 것이다.
이어 김 의원은 "특검법에 따라 3개월 내 처리해야 하는 기한 바로 직전에 전원합의체로 회부돼 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오 시장 사건은 1월까지 선고해야 하는 거냐"고 질문했다. 이에 노 처장은 "그렇다"면서도 3개월 기한을 지켜서 판결할 것인지에 대해선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종합감사에서는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두고 대법원을 상대로 지적이 쏟아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노 처장에게 "피고인이 몰랐다고 하면 끝이냐"며 "여론조사 공표 결과를 받은 것은 사실인데 왜 증거와 객관적 사실을 외면했냐"고 했다.
노 처장은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의 대표이긴 하지만 하급심 재판에 대해선 대법원장을 포함한 누구도 관여할 수 없다"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선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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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1심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2심에서는 근거 없이 무죄로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오 시장 재판을 이렇게 (무죄로) 하면 처벌받을 정치인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정치적인 판단을 하지 말고 논리적으로만 판단하라"고 했다.
이에 노 처장은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상소를 통해 시정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항소심 선고에서 1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명씨의 일부 진술을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의 일부 유죄 판결을 내렸으나 2심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 신빙성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